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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것만 제대로 해도 5타 줄인다" 골프, 피팅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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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팅 센터 찾는 골퍼 늘어…"더 이상 소수 상급 골퍼 영역 아냐"

기성 제품의 헤드·샤프트·그립 등 재구성 통해 최상의 조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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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서희 기자] 골프 잘 치는 법, 간단하다. 거리와 방향만 맞으면 된다. 그런데 이 명제가 초보는 물론 투어에서 뛰는 프로 골퍼들조차 끝까지 해결하지 못하는 숙제다.
공을 조금이라도 멀리, 또 정확하게 보내기 위해 골퍼들은 기꺼이 수고를 감수한다. 수십 번 클럽을 교체하거나 본인의 스윙 폼을 바꿔 보기도 한다. 한 가지 방법이 더 있다. 내 몸에 장비를 맞추는 일, 바로 '피팅(Fitting)'이다.

일부 상급자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장비 피팅에 대한 골퍼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비싼 돈을 들여 장비 전체를 교체하지 않고 일부만 수정해도 내 몸에 딱 맞는 골프채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들쭉날쭉한 초보 골퍼라면 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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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피팅 센터 내부 [사진=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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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팅이란 한 마디로 골퍼에게 최적화된 장비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여기서 말하는 최적화란 골퍼가 클럽 페이스(표면)의 정중앙을 일정하게 칠 수 있다는 뜻이다.

피팅의 첫 단계는 본인의 스윙 데이터 분석이다. 스윙 데이터는 피팅 센터에 비치된 분석 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국내 스윙 센터에서는 ‘플라이트 스코프(Flight Scope)’와 ‘트랙맨(Track Man)’ 두 가지 기기를 주로 사용한다.

이를 통해 얻는 데이터는 다양하다. 대부분 클럽이 공에 맞는 임팩트 순간이 기준이다. 클럽 헤드의 속도를 나타내는 ‘헤드 스피드’ 외에 클럽 헤드의 각도인 ‘다이내믹 로프트’, 헤드의 진행 방향인 ‘어택 앵글’, 클럽 페이스가 가리키는 방향인 ‘페이스 앵글’, 클럽 헤드가 지나가는 방향인 ‘클럽 패스’ 등이다. 피터는 이들 수치를 분석해 헤드·샤프트·그립 세 부분의 무게와 길이 등을 조절하며 최적의 형태를 찾는다.

단 일정한 스윙을 형성하지 못하고 들쭉날쭉한 초보 골퍼라면 스윙 데이터가 유의미한 값을 갖지 못한다. 김동욱 비지에프 골프피팅센터 인덕원점 대표는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골퍼에겐 피팅을 권하지 않는다. 볼 콘택트 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고, 헤드 페이스 중앙을 꾸준히 맞출 수 있는 골퍼에게 피팅이 의미 있다”고 말했다.

샤프트 강도는 'Flex' 아닌 'CPM'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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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를 높이기 위해서는 샤프트의 무게와 강도를 먼저 점검한다.
일반적으로 아마추어가 사용하는 샤프트의 무게는 40g대에서 70g 사이다. 많아야 30g 안팎의 차이지만 스윙에 미치는 영향은 의외로 크다. 만일 빠른 헤드 스피드에도 비거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본인이 능력보다 무거운 샤프트를 쓰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샤프트의 '강도'도 비거리를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다. 강도는 'Flex'로 표시되며, 크게 6가지로 나뉜다. 가벼운 순서대로 L-A-R-SR-S-X 순이다. 단 같은 'R'이라도 실제 강도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샤프트의 강도를 측정하는 더 정확한 기준은 ‘CPM(Cycles Per Minute) 측정법’이다. 분당 샤프트의 진동수를 의미한다. 샤프트의 그립 부분을 측정기에 고정하고 헤드 부분을 가볍게 튕겨준 후 1분 동안 샤프트가 얼마나 진동하는지를 측정해 구한다. 샤프트의 강도가 높을수록 같은 시간에 흔들리는 진동수가 많고, 샤프트의 강도가 낮을수록 진동수가 적다. 헤드 스피드가 빠르다면 강도가 높은 샤프트, 즉 CPM이 높은 샤프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피드에 비해 약한 샤프트를 사용하면 공이 헤드 페이스 면에 맞기 직전 과도하게 흔들리면서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헤드가 가진 최대의 반발력을 끌어내지 못해 비거리도 손해를 본다.

‘스핀 로프트’가 작을수록 비거리가 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핀 로프트란 다이내믹 로프트와 어택 앵글 사이에 생기는 각도를 말한다. 이 각도가 커지면 클럽 헤드에서 공으로 전달되는 에너지 손실로 비거리가 줄어든다. 이 경우 다이내믹 로프트를 낮추기보다, 어택 앵글을 높이는 방식으로 비거리를 높이는 게 효과적이다.

헤드 크기와 샤프트 길이 내 몸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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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도에 따른 다양한 헤드 종류. 왼쪽부터 상급자용, 중급자용, 하급자용. [사진=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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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요소로는 헤드의 무게중심 분포도가 결정적이다.

일반적으로 골퍼는 숙련도에 따라 다른 헤드를 사용한다. 상급자용 헤드는 솔의 폭이 좁고 무게중심이 중앙에 모여있다. 공이 헤드의 정중앙을 타격하면 일직선으로 곧게 날아가는 구조다. 반대로 하급자용 헤드는 솔의 폭이 넓고 무게중심이 헤드 여러 곳에 퍼져있다. 헤드 중앙에서 조금 빗나가더라도 일정 수준의 정확성과 비거리를 확보할 수 있지만, 그만큼 정확도는 떨어진다. 만일 자꾸만 공이 엇나간다면, 일차적으로 본인의 수준에 맞는 헤드를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적합한 클럽 길이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만일 본인의 타점이 헤드 안쪽에 형성돼있다면 너무 긴 샤프트를 쓰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샤프트의 길이가 길면 헤드 스피드가 높아져 비거리는 향상될 수 있으나 정타 비율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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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웨이트 측정하는 모습 [사진=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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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웨이트만 조정해도 샷이 달라진다
스윙 웨이트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스윙 웨이트란, 헤드 부분이 클럽에서 차지하는 무게 비중을 뜻한다. 스윙 웨이트가 클수록 헤드 부분이 상대적으로 무겁다. 스윙 웨이트도 전자식 기기에 그립 부분을 고정한 후 측정한다. 이때 수치는 알파벳 A~F, 숫자 0~9를 조합해 나타낸다. A9은 B보다 한 단계 가벼우며, C3는 C2보다 한 단계 무겁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D0~D2, 여성은 C5~C7 정도를 사용한다.

스윙 웨이트가 지나치게 높으면 몸의 중심축이 좌우로 흔들려 불안정한 샷이 나오게 되고, 반대로 지나치게 낮으면 스윙 템포가 빨라지고 타격감이 떨어져 공을 조작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스윙 웨이트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게 좋다.

최현묵 타이틀리스트 전문 피터는 "샷의 거리와 정확성을 결정 짓는 요소는 매우 복합적이다. 그 밖에도 샤프트의 킥 포인트, 그립의 두께 등 다양한 요소에 변화를 주면서 최상의 결괏값을 찾는 게 피팅"이라면서 "최근에는 본인의 스윙 데이터를 개선하려는 고객 외에 다양한 샤프트와 헤드를 경험하고 싶어 피팅 센터에 방문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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