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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홍 친형·父 쏘아올린 친족상도례…친족 경제범죄 연평균 80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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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주의 해체 등 사회변화 반영 못해

피해자 특성 고려·일부 범죄 제외 방안 나와

친고죄 적용 의견도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방송인 박수홍의 친형 횡령 관련 검찰 대질조사 과정에서 박수홍 부친 자신이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가족 간 재산범죄에 대한 형을 면제하는 친족상도례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국정감사에서 “예전 개념”이라 답할 정도로 개정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그 방향은 전문가마다 달랐다.

지난 4일 박수홍은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해 친형 박 모 씨 등과 대질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직전 부친이 “흉기로 XX겠다”라는 폭언과 함께 박수홍을 폭행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박수홍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휴대전화 통해 대질 조사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부친은 친형이 아닌 자신이 박수홍의 통장과 자산을 관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지는 좋지만…. 친족 경제범죄 3년간 평균 800건
이에 부친이 친형 대신 죄를 뒤집어써 ‘친족상도례’를 이용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족상도례란 친족간 재산범죄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와 직계혈족, 배우자 등 가까운 친족인 때에는 형을 면제하고 이외의 친족에 대해선 친고죄(피해자가 고소해야 공소 제기할 수 있는 범죄)로 해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내 고소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제도다.

친족상도례의 취지는 “법이 가정의 문턱을 넘지 않는다”는 로마법에 기원을 두고 있다. 더불어 가족 사이의 분쟁은 가정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한국 사회 가치도 투영된 것으로 본다. 헌법재판소도 취지에 대해 “가정 내부 문제 국가형벌권 간섭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가정의 평온이 형사처벌로 인해 깨지는 것을 막으려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족주의 해체에 이은 가족 간 불화가 늘어나는 등 사회적 변화로 그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친족에게 경제범죄(사기·횡령·배임·특별경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수는 3년간 평균 800명에 이른다.

피해자 특성·해악 큰 범죄 제외 등 의견 나와
특히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친족상도례를 이른바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 친족이 장애를 가진 사람을 이용해 돈을 빼돌리기도 한다. 지난해 1월 서초경찰서는 지적장애 모녀를 이용해 수년간 보험료와 아파트 매매대금 등을 빼돌린 혐의로 모녀 친족 등 3명을 입건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친족이 가해자이며 피해자는 장애인인 ‘경제적 착취’ 건수는 3년간 평균 60건이다. 자식들이 노인을 경제적으로 학대하는 경우는 늘고 있다.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노인학대 중 ‘경제적 학대’ 건수는 2019년 319건, 2020년 334건, 지난해 343건에 이른다.

이에 피해자가 노인이거나 장애인인 경우와 사기·횡령 등의 범죄에 대해선 친족상도례 적용을 제외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류기환 세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친족상도례 규정의 개정 방향>에서 “친족 재산 범죄에 대해 일정 수준의 이해와 용인을 전제로 했으나 이를 넘어 그 해악성이 크다고 인정될 수 있는 사기와 공갈의 죄, 횡령과 배임의 죄, 형사특별법에 대해서도 적용을 제외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류 교수는 “같은 취지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의 친족이라는 명분으로 피해자의 지적장애인 등을 범죄에 이용했다면 이는 개별 범죄에 대한 해악성은 물론 그 비난 가능성 정도가 친족상도례 규정의 입법 취지를 무의미하게 했다고 보여 다른 어떤 경우보다 우선해 친족상도례 규정의 적용을 배제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피해자 의사 존중 필요…. 가까운 친족에 대해 친고죄 신설 의견
반면 친족을 처벌하는 데 있어 피해자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게 형 면제 대신 친고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친족상도례를 폐지하면 제3자가 가족 간 범죄에 대해 고발하는 등 국가가 과도하게 형벌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현재 사회상을 반영해 먼 친족간에 적용됐던 친고죄는 삭제해 처벌할 수 있게 하고 가까운 친족간에는 친고죄를 만들어 피해자 의사를 존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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