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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못 버텨준 반도체…삼성 '초격차' 돌파구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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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Q 쇼크 배경엔 반도체 한파

메모리 가격 하락에 4Q 전망도 우울

"기술 초격차로 불황 견딘다"

아시아경제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 전경 / 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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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주요 배경에는 매출 과반을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 부진이 있다. 반도체 시장이 혹한기에 접어든 만큼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꾸준한 투자와 기술 초격차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잠정 집계치인 만큼 사업 부문별 실적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10조8000억원) 중 6조~7조원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상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 비중이 60~70%대를 차지해서다. 이 경우 2분기 영업이익(9조9800억원)보다는 30~40%가량 쪼그라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선 세계 반도체 시장이 다운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가 3분기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수요 감소, 재고 증가, 가격 하락 등의 연쇄 효과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왔다는 평가다. 특히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도 메모리 업황 부진이 두드러지다 보니 반도체 사업에서 메모리 비중이 70%가 넘는 삼성전자의 타격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8월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에서 하향 조정하면서 전체 시장(2.4%포인트)보다도 메모리 시장(10.5%포인트)의 하락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도 최근 실적 하락을 막지 못했다. 마이크론은 국내 3분기와 유사한 2022년 회계연도 4분기(6~8월)에 전년 동기보다 23.13% 줄어든 66억43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마이크론의 분기 매출이 60억달러대로 줄어든 것은 6분기 만이다.

문제는 메모리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기준 낸드(128Gb 16Gx8 MLC) 고정거래가격은 4.30달러로 지난해 동월(4.81달러)보다 줄었다. D램(DDR4 8Gb 1Gx8 2133MHz) 고정거래가격은 하락폭이 두드러져 같은 기준 4.10달러에서 2.85달러로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과 낸드의 4분기 가격이 전분기보다 각각 18%, 20%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증권가에선 이같은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가 4분기에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세부 전망치는 다르지만 4조원대를 내다보는 의견이 다수다. 키움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의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4조4730억~4조6360억원이 예상된다. 6조~7조원대인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장기 투자와 기술 초격차로 반도체 불황기를 견디겠다는 계획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시장 업 앤 다운에 의존하기보단 꾸준한 투자가 맞는 방향"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주 미국에서 개최한 반도체 행사를 통해서는 세계 최초로 내년 5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을 예고했다. 200단 경쟁이 펼쳐지는 낸드 시장에서 2030년 1000단 V낸드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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