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민의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번 이태원 참사가 국민적 분노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에 나서고 있다. 과거 세월호 사태 이후 미흡한 대응과 수습대책으로 대통령 및 집권여당의 지지율이 폭락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세월호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율은 사고 직전 57%에서 2주만에 11%p나 하락해 2014년 5월 1주차에 46%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40%에서 12%p 오른 52%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는 불과 5%p로 좁혀진바 있다. 특히 5월 1주차 조사 결과 20대와 30대가 각각 53%, 66%의 부정평가를 기록하며 전체 평균을 웃도는 결과를 낳았다.
당시 집권여당이던 새누리당 정당지지율 역시 박근혜 정부 출범후 가장 낮은 지지율로 크게 휘청였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사고 직전인 2014년 4월 3주차 53.4%에 달하던 새누리당 지지율은 사고직후 급락하며 5월 1주차 지지율이 38.1%로 40% 벽이 무너졌다. 미흡한 초기대응과 연이은 구조 헛발짓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것이 지지율 급락의 이유로 꼽힌다. 이처럼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와 집권여당은 아마추어적 대응으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크게 잃으며 견고하게 유지해온 신뢰를 한순간에 잃었다.
문제는 이번 이태원 참사 직전 정부와 당 지지율은 세월호 참사때보다도 훨씬 좋지 않다는 것이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10월 마지막주 윤석열 정부 긍정평가 비율은 35.7%로 박근혜 정부 출범당시보다 훨씬 낮다. 특히 주춤했던 긍정평가가 16주만에 35%를 넘기며 반등 기대감이 묻어났지만 지난 주말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인해 한치앞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이번주 전주 대비 2.3%p 상승한 37.6%였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46.4%)보다 10%p 가까이 낮다.
이준석 전 당대표를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고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국민의힘 차원에서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이태원 참사 사태 수습이 국민들에게 집권여당의 위기대응능력에 대한 신뢰를 보여줄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실제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부분 국회 일정을 중단하고 이태원 참사에 총력을 기울여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당 차원에서 대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바짝 움츠리는 것 역시 문제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잘 수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상황이다"며 "집권여당이 솔선수범해 사태 수습을 위한 역할을 묵묵히 해낸다면 국민들의 신뢰는 자연히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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