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곤혹…정진석, 의원들에 함구령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태원 사고 발생 이전부터 많은 군중이 몰렸고, 현장의 이러한 위험성을 알리는 다수의 112신고에도 초동 대처에 미흡했던 것에 매우 유감스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경찰의 녹취록 공개에 난감해하며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이 장관과 윤 청장 등이 이날 잇따라 대국민 사과를 한 것도 녹취록 공개 때문에 어쩔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당 지도부는 입단속에 나섰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저녁 당 의원들이 모인 단체대화방에 “정부의 진상규명 의지는 확고부동하다. 경찰 신고 녹취 공개만 보더라도 숨길 것도 피할 것도 없이 철저히 원인 규명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당은 중심을 잡고 정부의 사태 수습과 원인 규명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급적 개별 의원의 앞서가는 대언론 입장 표명은 자제해 주실 것으로 부탁드린다”고 공지했다.
당내에선 사고 4시간 전부터 다수의 신고가 있었다는 사실에 정부 책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A의원은 통화에서 “너무나 생생히 압사당할 것 같다면서 위치까지 정확히 얘기했는데 막지 못했다는 것은 경찰 기강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가 책임으로 보면 세월호 참사보다 더 심각하다”며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B의원은 통화에서 “사전에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의 위험 방지 계획이 없었고, 행안부 장관이 국민을 보호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이라, 현장에서 이러한 신고에 대응이 미흡한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장관과 윤 청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물밑에서 더 많아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둘 다 사퇴하면 지휘 공백이 커진다 해도 둘 중에 한 명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미덥·유설희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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