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같은 기간보다 8명↑…법 적용 사업장서 24명 증가
민주노총이 지난달 26일 서울역 인근에서 중대재해 처벌 무력화 정부 규탄 결의대회 후 용산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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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올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산업재해로 숨진 근로자가 작년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산업재해를 예방해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법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6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누적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9월 48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510명이 숨졌다.
노동부는 공식적으로는 작년 같은 기간 통계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 통계가 올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만들어진 탓에 작년 통계를 언론 등에 배포하면 통계법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확인한 결과, 작년 1∼9월에는 49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502명이 숨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자체는 9건(1.8%) 줄었지만, 사망자는 8명(1.6%) 늘어난 것이다.
최근 연도별 산재 사망자는 꾸준히 줄어 2017년 964명에서 작년 828명으로 감소했는데, 올해는 정부 목표대로 700명대로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올해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4년 1월 27일부터 적용된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올해 1∼9월 사망자를 ‘상시 근로자 50인(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을 기준으로 구분하면 법이 적용되지 않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308명(303건)이 사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명(18건) 감소했다.
법이 적용된 5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202명(180건)이 목숨을 잃어 작년 동기보다 24명(9건)이나 증가했다.
이들 사업장은 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 긴장감을 갖고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하면서 사고가 줄었지만, 막상 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경각심이 떨어져 사고가 늘었을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법이 시행된 이후 경영계를 중심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본격화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이 법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노동부는 모호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개정하고 있다.
류경희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현장의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다시 한번 점검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기업 스스로 사고 예방 역량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예방체계가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 본부장은 “정부에서도 기업에 대한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이행 컨설팅 등의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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