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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참전 아들 둔 어머니 불러놓고…푸틴 “연 3만명, 교통사고로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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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 용사 어머니 17명 초청한 자리에서

“언젠가는 세상 떠나…이건 어쩔 수 없는 일”


한겨레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전 용사들의 어머니 10여명을 모스크바 외곽 관저에 불러 차담회를 갖고 위로 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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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어머니의 날’인 27일을 이틀 앞두고 참전용사 어머니들과 간담회에서 “원래 우리나라에서 (매년) 3만명은 교통사고와 술로 죽는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누리집은 25일 모스크바 외곽 대통령 관저인 ‘노보 오가료보’에서 푸틴 대통령이 참전 군인 어머니 약 17명과 담소를 나누는 간담회 사진과 참석자들의 발언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가족은 모든 것의 근원이다. 당신의 자녀 대부분이 조국 러시아를 보호하기로 결정한 것도 의심할 여지 없이 당신의 노력의 결과”라며 어머니들을 치켜세웠다. 이어 “국가 지도부와 저는 여러분과 고통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 어떤 것도 아들의 상실을 대신할 수 없다는 걸 이해한다”며 전쟁터에 자녀를 보낸 어머니들을 위로했다.

하지만 질문이 오가던 중 전쟁에서 군인들의 사망을 ‘어쩔 수 없는 일’에 빗댔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약 3만명의 사람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거의 같은 수의 사람들이 술로 사망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죽을 수 있다는 것, 우리 모두가 신의 손에 있다는 것”이라며 “언젠가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을 떠날 것인데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전 용사들의 어머니 10여명을 모스크바 외곽 관저에 불러 차담회를 갖고 위로 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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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비비시>(BBC)는 26일 이날 참석자들은 간담회를 위해 신중하게 선택된 ‘엄선된 이’들이었으며, 크렘린궁이 공개한 회의 녹취록에 나온 몇몇 어머니들은 ‘친푸틴 운동’의 멤버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또 이날 모인 여성들 중 최소 한 명 이상이 올초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한 우크라이나동부의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출신이며,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한 의원도 회의에 참석했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한편, 녹취록을 보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 국내의 반발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녹취록을 보면, 간담회 참석자들은 대통령 앞에서 자식을 전쟁터에 보낸 고통을 쏟아냈다. 한 참석자는 “지휘관의 기록을 보면 ‘병원에 보내졌다’고 쓰여있지만 군인이 어떤 부상을 입었는지 명확히 알 수 없다. 군인들은 조국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음에도 불명확한 상황을 증명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 “군인이나 사망자 가족들이 지금 받고 있는 혜택이 9월30일 이전에 사망한 이의 가족들에게도 적용되나” 등 라며 전시 사망자들에 대한 국가 지원에 대한 상세 질문도 나왔다. <비비시>는 전국의 군인 어머니 단체들이 특히 매서운 겨울이 시작되는 지금 자신의 아들이 적절한 무기와 외투도 없이 전투에 투입되고 있다고 공개적인 불만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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