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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10대 형제 사망' 일가족…복지사각 관리대상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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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생활고 의심할 위기정보·정황 파악된 것 없어"

연합뉴스

폴리스 라인
[촬영 정유진]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인천의 한 빌라에서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흔적과 함께 10대 형제가 숨지고 40대 부모가 혼수상태로 발견된 일가족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복지 사각지대' 가구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자신들이 거주하는 인천 서구 빌라에서 출동한 경찰에 발견된 일가족은 위기의심가구로 지정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구축해 위기의심가구를 발굴해왔다.

단전, 단수, 단 가스, 건보료 체납, 기초생활수급 탈락·중지, 금융 연체 등 34종의 위기 정보를 빅데이터로 수집·분석해 복지 사각지대 가구를 예측해왔다.

서구 관계자는 "해당 가구는 그동안 34종 위기 정보에 한 번도 해당하지 않았고 10여년 전 현재 사는 동(洞)으로 전입한 이후 복지 상담 등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뇌사 상태인 40대 부부가 실제로 생활고를 겪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직업 유무와 채무관계, 질병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서부경찰서
[연합뉴스TV 제공]



인천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유족 등 일부 주변인 진술 외에는 아직 해당 가족의 근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오전 11시 41분께 인천 서구 한 빌라에서 10대 A군 형제와 40대 부모 등 일가족 4명이 집안에 쓰러져 있는 것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이 발견했다.

형 A군이 재학 중인 특성화고등학교 교사는 당일 현장 실습에 A군이 나오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자 집으로 찾아가 112에 신고했다.

A군 형제는 발견 당시 숨진 상태였고 이들의 부모인 40대 B씨 부부는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다.

집안에서는 시신을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는 내용이 적힌 유서와 함께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형제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28일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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