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고금리에 집값 하락 겹쳤다…오피스텔 찬밥, 42% 청약 미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서울 마포구청 인근 오피스텔 밀집지역의 모습.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3일 청약 신청을 받은 세종시 소담동 ‘소담캐슬 오피스텔’은 81실 모집에 청약 건수가 18건에 그쳤다. 19개 타입 중 14개 타입이 미달했다. 지난 9월 청약에 나선 인천 계양구 효성동 ‘인천계양유탑 유블레스’는 408실 모집에 6건만 접수됐다.

오피스텔 인기가 차갑게 식고 있다. 신규 분양시장에선 청약 미달 단지가 잇따르고, 매매 거래도 급감했다. 27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청약을 받은 전국 오피스텔 41곳 중 41.5%인 17개 단지가 청약 미달이란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청약에서 미달한 단지는 12.9%(31곳 중 4곳)였다. 올 하반기 전국 오피스텔 평균 청약 경쟁률은 1.2대 1이다. 8972실 모집에 1만974건이 접수된 결과다. 지난해 하반기 성적(24.9대 1)과는 딴판이다. 같은 기간 서울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도 11.7대 1에서 1.8대 1로 급락했다.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하반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1만1854건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5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도 7446건에서 3769건으로 반 토막 났다. 몸값도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9월보다 0.18% 내렸다. 하반기 들어선 0.42% 하락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e편한세상시티삼송3차’ 오피스텔 전용면적 82㎡는 지난달 6억6000만원에 팔려 1년 전(7억95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오피스텔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것은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겹쳤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임대를 목적으로 분양받는 투자자가 많은 만큼 금리 움직임에 민감하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은행 대출을 받는 경우 고금리에 이자 부담이 커져 투자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아파트를 대체할 주거용 오피스텔을 노리는 실수요자가 많았지만, 최근 아파트값이 하락하면서 오피스텔 인기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수급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주변에 공급이 넘치면 공실(빈방)이 늘어나거나 기대만큼 임대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 높은 분양가도 수익성을 떨어뜨린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만약 투자하려면 분양가가 주변 시세, 특히 5년 안에 지어진 오피스텔 시세보다 저렴한 곳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