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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세계 속의 북한

WSJ “북한 비난도 못하는 안보리는 무용…동맹 통한 압박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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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력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감싸는 중국과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무용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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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으셨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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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25일(현지시간) ‘북한의 유엔 보호국들’이란 제하의 사설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 도발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며 “(이들의 반대로) 북한에 대한 비판 성명조차 내지 못하는 유엔 안보리가 쓸모없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안보리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개회의를 열고도 중‧러의 반대로 또다시 빈손으로 끝난 점을 짚었다.

지난 21일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대규모 군사 훈련 때문”이라며 북한 도발의 원인을 미국에 돌렸다. 장쥔(張軍) 주유엔 중국대사도 “안보리는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하고 무조건 북한을 비난하거나 압력을 행사하기만 해선 안 된다”며 북한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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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쥔 주유엔 중국대사가 21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에서 발언하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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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날 안보리는 공동성명 없이 한‧미‧일 3국 등 14개국이 안보리 회의장 밖에서 대북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

유엔은 올해에만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안보리 회의를 10차례 소집했지만, 유의미한 공동 조치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WSJ은 지난 2006~2017년엔 안보리가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9건의 제재 결의를 채택한 사실을 전하며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의 저지로 제대로 된 비판 성명조차 못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안보리가 취할 수 있는 대응은 언론 성명→의장 성명→결의 채택 순으로 그 강도가 올라간다. 중ㆍ러는 지난 5월 안보리 사상 최초로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한 추가 제재 결의안을 거부권 행사로 부결시켰다.

지난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양자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을 말려줄 것을 압박하고 이에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매체는 “결과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WSJ는 이런 중‧러의 비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더 대담하게 행동하도록 한다고 했다. 두 국가의 지지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기 전 국제사회의 결의를 시험하는 미사일 발사를 이끌었다는 의미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4일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 압박에 필사적으로 매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란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WSJ은 유엔이 아닌 동맹을 통한 대북 압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미국이 유엔에 대한 믿음을 거두고 자유와 의지를 가진 동맹들을 통한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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