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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송중기의 '재벌집 막내아들', 순양그룹 진짜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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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스토어 '재벌집 막내아들의 방'
7일 동안 2,100여 명 방문
한국일보

'재벌집 막내아들'이 팝업 스토어를 열고 시청자들을 만났다. 팝업 스토어 외부에는 이성민의 모습을 닮은 흉상과 송중기 간판이 있다.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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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대체 뭐하는 곳이야?

지난 25일 오후, 평일이지만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카페거리의 한편이 유독 북적였다. 행인들은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호기심을 드러냈다. 이곳은 바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팝업 스토어였다.

시민들과 함께 30분가량의 기다림 끝에 기자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방'에 들어갔다. 지루함을 느낄 법한 시간이었지만 외부의 많은 볼거리들이 눈을 즐겁게 해줬다. 팝업 스토어 앞에는 '순양그룹 회장 진양철(이성민)'이라는 소개글과 함게 흉상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진양철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이성민을 똑 닮은 듯한 모습이었다. 입구 쪽에는 송중기의 사인이 있었는데 이 앞에서 사진을 찍는 시청자들도 존재했다. 4.5m 높이의 송중기 간판도 시선을 모았다.

입장 후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은 기념사진 촬영이다. 하얀 스크린 앞에서 포즈를 취하면 팝업 스토어 측이 순양그룹 구성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인 것처럼 합성해 준다. 이는 제법 높은 퀼리티를 자랑한다. 전시 공간에는 드라마에 나온 다양한 소품들이 마련돼 있었다. '윤현우(송중기)를 죽이고 다시 태어나게 만든 총' '사라진 6억 달러가 든 비자금 가방' 등 물건에 대한 자세한 소개글들이 작품을 시청하지 않은 이도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체험 중간중간 들려오는 송중기의 음성은 '재벌집 막내아들'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안겼다.

JTBC 측 관계자는 본지에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7일 동안 2100여 명이 팝업 스토어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 드라마는 앞서 안방극장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증명한 바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3회 만에 수도권 시청률 11.7%(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11월 3주차 TV 화제성 드라마 부문 1위, 출연자 화제성 부문 1위(송중기) 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JTBC 마케팅팀은 이번 팝업 스토어에 대해 "시청자들이 단순히 드라마 시청을 넘어 드라마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곳을 찾은 젊은 커플들, 친구들끼리 온 여성들 모두가 '재벌집 막내아들'에 푹 빠져든 듯한 모습이었다. 입장 전부터 체험을 마치고 나온 뒤까지 드라마 내용에 대해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드라마 속 서사와 이가 전하는 감동은 현실에서 섬세하게 구현됐다. 순양그룹은 진짜 있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방', 아쉬움 없었나

한국일보

'재벌집 막내아들' 팝업 스토어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입장을 원하는 이들은 우측의 노란 선 안쪽에 줄을 섰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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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을 마친 기자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방' 측 관계자를 만났다. 팝업 스토어 직원들은 극 속에 등장할 법한 인물들처럼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드라마 콘셉트를 생각해 비서 팀장을 떠올리게 만드는 의상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사 느낌을 내고 싶어서 시니어 모델들을 섭외하려고 했으나 날씨도 제법 쌀쌀하고 나이 많으신 분들이 장시간 서 있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젊은 분들이 비서 팀장 느낌으로 방문객들의 입장을 돕고 사진을 증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작품 측의 깊은 고민이 담긴 지점이었다.

팝업 스토어를 선보이기까지 걸린 시간에 대해서는 "공사는 이틀 정도 걸렸다. 그런데 준비 기간은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다. 공간 디자인, 구성, 기획 등을 했다"고 설명했다. 입장객들 사이에서 "줄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는데 관계자는 "한 번에 최대 3명씩 입장한다. 4명이 한 팀으로 오는 경우 2명씩 나눠 두 팀으로 입장시킨다. 공간이 협소해 안전을 위해 그렇게 결정했다. 최대 입장 인원은 3명이다"라고 말했다.

다소 아쉬운 점은 팝업 스토어의 위치였다. 내부에서의 안전을 위해 입장 인원에 제한을 둔 점은 좋았으나 외부에는 위험 요소가 있었다. 팝업 스토어가 차가 다니는 길목과 가깝게 맞닿아 있었고 줄을 선 이들이 때때로 이곳을 침범하기도 했다. 비서 팀장으로 변신한 한 직원은 팝업 스토어를 찾은 이들에게 "차가 다니는 곳이라 위험할 수 있으니 (노란 선) 안쪽에 서 주세요"라고 외쳤다. 안전이 확보되는 별도의 대기 공간이 없다는 점은 팝업 스토어가 가진 옥에 티가 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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