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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석유위기 기회로…베네수엘라 ‘이중 정부’ 해결책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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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정부-야권, 동결된 정부 자금 해제 요구 합의

미국은 셰브런에 베네수엘라 석유 채굴 재개 허가


한겨레

호르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의회 의장이 26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야권과의 회담 뒤 해외에 동결된 베네수엘라 정부 자금을 사회위기 해소에 사용하는 합의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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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이중 정부 위기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은 26일(현지시각)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정치위기 해결 방안을 찾는 합의에 서명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27일 보도했다. 마두로 정부와 야당은 해외에 동결된 수십억달러의 베네수엘라 국고 자금을 빈곤 등 사회문제 해결에 사용하기 위해 해제하자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쪽은 해외에 동결된 정부 자금을 단계적으로 해제해 유엔 관리 기금으로 이관해 보건, 교육, 식량 문제 해결에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마두로 정부의 대표인 호르제 로드리게스는 이번 합의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해외 동결 200억달러(약 26조원) 이상 자금 중 30억달러(약 4조원)를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을 후원한 멕시코 정부의 마르셀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은 이번 합의가 “라틴아메리카 모두에게 희망”을 상징한다고 환영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2018년 대선 이후 정부 두 개가 병존하는 정치위기가 지속되어 왔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지난 2018년 대선이 부정선거라며 마두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야당 인사인 후안 과이도 의회 의장이 2019년부터 임시 대통령을 자칭해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도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을 받은 야권의 퇴진 시도에도 마두로 정부는 건재했고, 과이도 임시 대통령은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마두로 정부가 정치적으로는 건재했으나 서방의 제제 등으로 베네수엘라는 노후화된 석유 생산 시설을 현대화하지 못했고 경제 위기가 발생했다. 식량·보건 문제가 악화되는 인도적인 위기가 계속되고 있고, 베네수엘라를 탈출하는 난민은 중남미 전체에도 큰 위기를 일으키고 있다. 정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마두로 정부와 야권은 몇차례 회담을 열었으나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교착 상황이 변화된 배경에는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외부 변수가 있었다.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석유값 앙등 등 에너지난이 닥치자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일부 해제해 베네수엘라 석유 수입을 재개하려는 조처를 취하기 시작했다. 마두로 정부와 야권의 대화도 재개됐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을 제재하기 위해 미국을 포함해 국외 베네수엘라 정부 자금 동결을 주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날 합의에 맞춰 자국 석유회사인 셰브런에 베네수엘라 석유 채굴을 재개할 수 있다고 허가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는 핵심 사안인 오는 2024년 대선 문제 대해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마두로 정부는 2024년 대선에 앞서 미국 등 서방이 마두로 정부를 완전히 인정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영국, 유럽연합(EU)은 공동성명을 내고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적극적으로 재고”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정치범 석방, 언론자유 존중, 사법부와 선거관리위원회 독립 보장을 요구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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