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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계란은 한바구니에 담지마라" '30년 원전 32%' 제시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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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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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전력혁신정책관이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대강당에서 열린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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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에너지안보와 실현가능성에 방점을 찍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을 발표하고 각계 의견수렴에 착수했다. 오는 2036년까지 적용되는 10차 계획에서는 지난 문재인정부의 지나친 신재생 에너지 확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2030년 원자력발전(원전) 비중을 32%로 설정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환경단체 등은 위험성에 따른 원전 감축 움직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역행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대강당에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를 열었다. 이번 공청회는 2022년부터 2036년까지 15년간 적용되는 이번 계획에 대한 각계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로 정부는 다음 달 말 국회에 기본계획을 보고한 뒤, 올해 말까지 전력정책심의회를 열어 기본계획을 확정한다.

이호현 산업부 전력혁신정책관은 인사말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해 전원 믹스(조합) 조정 등 안보를 최우선으로 전력기본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8~9차 기본계획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환경성과 안전성을 보강한 성과가 있지만 원전의 배제로 취약하고 불균형한 전원 믹스를 구성했다"며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말라는 오랜 투자 격언처럼 원전과 석탄 LNG(액화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등 발전원 사이 장단점이 보완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개한 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36년 기준 최대전력 수요를 135.6GW(기가와트)로 보고 이 가운데 수요관리 17.7GW를 반영한 118GW를 목표수요로 제시했다. 연평균 1.5%씩 전력공급을 늘려야하는 수치로 여유전력을 위한 설비예비율 22%를 반영할 때 1.7GW규모 신규설비가 필요하다.

또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에 따라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1만4990만톤을 반영하고 원전의 계속 운전과 신한울 3·4호기 건설 등을 반영한 결과 2030년 기준 원자력 발전 비중은 전체의 32.4%로 전망됐다. △LNG발전은 22.9% △신재생에너지는 21.6%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석탄발전 비중은 향후 노후설비 20기 폐지 및 발전량 제약에 따라 2018년 기준 41.9%에서 19.7%로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이에 대해 강감찬 산업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은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무탄소 전원인 원전을 적극 활용하고 신재생에너지는 실현가능성, 비용효율성, 계통 및 주민수용성, 국내 산업 등을 고려할 것"이라며 "석탄발전은 노후 발전소 감축 지속과 기존 설비 좌초자산화 방지 등에 LNG발전은 수소 혼소 발전 및 공익성 높은 발전 변경 인허가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이어진 질의응답에는 탈원전 정책 폐기에 따른 안정성, 주민수용성 문제와 석탄화력 발전 감축에 따른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현장에 참석한 환경단체 '에너지 정의행동' 관계자는 "기존 원전의 10년 이상 수명 연장을 기정사실로 두고 전력기본계획을 세웠다"며 "주민들의 안전성 우려를 알고 있는지, 안전검증이 어떻게 진행 중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감찬 과장은 "원전의 계속 운전 문제는 운영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의향을 기본으로 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규제를 전제하고 있다"며 "안전성이 전제돼야 계속 운전을 진행한다"고 답했다.

또 지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후퇴시켰다는 비판에 대해선 "2030년 신재생에너지를 30%까지 확대한다는 것은 원전이 없는 상태에서 과도한 목표를 세운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1.6%로 늘리기 위해선 연평균 5.3GW이상의 설비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연평균 3.5GW 증가했는데, 향후에도 1.5배 이상 설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강 과장은 "석탄발전 전환으로 인한 기존 종사자 일자리 해결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2017년 이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가 폐지됐는데 발전사·협력사와 협력해 폐지 발전소의 94% 인력을 재배치했다"며 "추후 일자리 문제와 지역경제 문제에도 적극 대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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