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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90兆 달려가는 ETF…운용사 내년 전략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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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 시총 80.6조원…올해 9% 증가

금리에 채권형 점차 부각…혼합형 변화·배당도

운용사별 양극화 현상…라인업 다양성 등 영향

내년 금리·경기 맞춤 투자, 전통적 자산배분도 주목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80조원을 넘어 9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ETF 시장은 개인은 직접 투자 확대, 상품 다양화, 증시 변동성 국면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형사와 중소형 운용사의 ETF ‘빈익빈 부익부’ 양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내년에는 금리·경기 흐름에 따라 다양한 파생 상품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역발상 측면에선 전통적 자산배분형인 주식·채권 혼합형의 수익률이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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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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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80.6조원으로 올 들어 9% 증가…하반기 채권형 부각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 ETF 시가총액은 80조5598억원이다. 이는 올해 초(1월3일) 73조8014억원 대비해 9.2% 증가한 수준이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상반기에는 주식형이 42종으로 가장 많이 상장했고, 이어 혼합자산형(10종)이 타깃데이트펀드(TDF) 액티브 ETF 상장으로 뒤를 이었다.

하반기 들어서도 국내 주식형 32종이 상장(25일 기준)되며 가장 많았지만, 채권형 ETF(19종)가 크게 부각됐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채권 가격이 떨어지자 채권형 ETF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국내 최초로 만기 채권형 ETF 8종도 동시 상장됐다. 존속만기 채권 ETF는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만기까지 보유하면 최초 투자시점에 예상된 만기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이 오르고 ETF 매도를 통해 자본차익을 추구할 수 있다. 연말과 내년 다양한 만기, 금리의 채권형 ETF는 지속 출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반기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배당’ ETF도 10종이 상장됐다. 월분배금이 지급되는 만기채권형 ETF도 나왔다. 28일엔 단일 종목에 투자하는 ETF도 상장됐다. 기존 혼합형 ETF는 주식과 채권을 각각 10종 이상 담아야 했지만 지난 8월 개정으로 증권 유형 구분이 사라졌다. 각 운용사들은 삼성전자,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등을 개별 투자 효과를 낼 수 있는 혼합형 ETF를 선보였다.

운용사 ‘빈익빈 부익부’ 심화…“라인업 ‘다양성’ 등 영향”

올해 들어 운용사별 점유율·금액의 양극화 현상도 특징적이다. 선두인 삼성자산운용은 ETF 규모 점유율이 지난 24일 기준 43.6%(35조1408억원),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7.5%로 연초 대비 각각 1%포인트가량 상승했다.

반면 뒤를 잇는 KB자산운용(7.2%), 한국투자신탁운용(3.8%)은 소폭 하향세를 보였다. 5위는 키움투자자산운용(2.3%)이 NH아문디자산운용(2.0%)을 제치고 올라섰지만 양사 모두 하향세였다. 이어 한화자산운용(1.9%)도 하향세를 보였다. 신한자산운용은(0.96%) 소폭 상승했고, 10위권 내 타임폴리오자산운용(0.13%)은 줄었고, 교보악사자산운용(0.10%)은 늘었다.

운용사 한 ETF 담당자는 “올해 통틀어보면 주식·채권형이 모두 부진했는데, 대형사들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보니 선방했다”며 “예컨대 주식형에선 2차전지형 테마, 채권형에서는 초단기 상품이 선방했고 그 외 라인업이 협소한 중소형사의 경우 부침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금리·경기 맞춤 상품, 전통적 자산배분형도 주목”

내년 금리, 경기 흐름을 고려한 다양한 상품도 지속 등장할 전망이다. 연금으로 활용할 채권, 리츠, 고배당주 등 인컴자산을 활용한 월배당 ETF도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성장주보다는 퀄리티주, 가치주 ETF가 긍정적”이라며 “시장을 거시적으로 쫓는 일반형 ETF들은 중장기 투자자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고, 새로 등장할 상품들은 내년엔 고금리 등 환경에서 유효한 특정 섹터, 월지급식 등 구체적 투자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통적 자산배분형인 주식·채권 혼합형이 유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형 운용사 ETF 상품 담당자는 “채권형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는데, ‘역발상’ 측면에서는 전통적 자산배분형 상품들이 인기까지는 아니지만 긍정적인 수익률이 전망된다”며 “주식·채권이 최근 반등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으로 관련 상품 개발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ETF 성장에 올라타기 위한 운용사들의 경쟁도 꾸준히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5위권 운용사 한 대표는 “공모펀드 대비해선 ETF 시장 공략을 위한 조직 강화, 수수료 낮추기 등을 통한 마케팅이 올해 중점 추진 사항의 큰 축 중에 하나였다”며 “개인의 직접 투자가 크게 늘면서 당분간 이런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 유동성, 시장을 감안해 방어적 상품 라인업 확대도 예상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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