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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영국 “중국과의 황금시대 끝났다…우리에게 체계적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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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리시 수낵 총리가 주요 외교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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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중국과의 황금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며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제 막 시작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독주 체제에서 영국이 중국에 대해 어떠한 태도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각) <가디언>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첫 주요 외교정책 연설에서 “무역이 사회·정치적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과 함께, 중국과의 소위 ‘황금시대’는 끝났다”며 영국에게 있어 중국을 “체계적 도전”이라고 지칭했다. 수낵 총리는 이어 “중국은 국가 권력의 모든 면을 이용해 전 세계 영향력을 위해 두드러지게 경쟁하고 있다”며 “이러한 도전 앞에서는 단기적인 태도나 희망적인 생각은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우리의 접근법에서 진화적인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중국이 우리의 가치와 이익에 체계적인 도전을 제기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중국이 권위주의에 더욱 가까워지면서 그 도전은 더 첨예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대중 정책을 지금보다 강경하게 전환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셈이다.

이어 최근 이어지고 있는 중국 내 코로나19 방역 항의 시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민들의 항의를 듣는 대신 중국 정부는 더 강하게 단속하기로 결정했다”며 현장을 취재하던 영국 <비비시>(BBC) 기자가 중국 공안에 폭행당한 사건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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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의 한 거리에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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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직후만 해도 수낵 총리는 중국에 대해 다소 유화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로이터> 통신은 “수낵 총리는 지난해 재무장관으로 일하던 때에 중국에 대해, 경제 관계를 확장하면서 인권문제 우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미묘한 정책을 요구했었다”며 “보수당 내부에선 전임 리즈 트러스 총리와 비교했을 때 중국에 덜 매파적인 것으로 간주돼 비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영국의 대중 정책에 중요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4일 ‘국가 보안’을 이유로 정부 기관 건물에서 중국 기업이 만든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쓰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때에는 수낵 총리와 시 주석의 만남이 ‘일정 조정’ 문제로 무산되기도 했다.

영국의 달라진 대중국 인식은 내년에 공개될 ‘통합 검토’(Integrated Review)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 검토는 향후 10년간 영국의 국방·안보 전략을 담는 중요 문서다. 여기서 중국을 ‘체계적 도전’을 넘어선 ‘위협’으로 규정할지가 관건이다.

수낵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였지만 “국제경제 안정성이나 기후변화와 같은 국제문제에서 중국의 중요성을 단순히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트러스 전 총리는 통합 검토에서 중국을 위협으로 규정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만약 ‘위협’이라는 단어 쓰기를 거부한다면 보수당 내부에서 또 다른 분열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 미국은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국을 “국제 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능력을 가진 유일한 경쟁자”로 표현하며 첨예한 경쟁을 예고했었다. 지난 26일에는 캐나다가 ‘인도태평양 전략’ 문서에서 중국을 “갈수록 질서를 어지럽히는 글로벌 파워”로 규정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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