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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美-유럽 중앙은행 "인플레 정점 아니다"...금리 계속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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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고위급 인사들, 인플레 지속 전망...금리 올려야
유로존도 인플레 압력 지속 경고 "금리 인상 끝나지 않았다"


파이낸셜뉴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바버스빌에서 지난 25일(현지시간) 쇼핑객들이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상점을 둘러보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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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최근 국제적으로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시장 예측에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내년에도 인플레이션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산하 뉴욕 연방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28일(현지시간)는 이날 뉴욕경제클럽에서 주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금리 전망에 대해 연설했다. 그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2023년에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관측한 것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리엄스는 “노동 및 경제 전반에 대한 수요가 이전 관측보다 더욱 강력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방향도 지난 9월에 추정한 것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는 “대대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약간은 높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준은 올해 초 0% 언저리였던 기준 금리를 계속 올려 지난 11월 FOMC 회의를 통해 3.75~4% 수준까지 인상했다. 연준은은 다음달 13~14일에 올해 마지막 FOMC 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0.5%p 정도 더 올린다고 보고 있다. 윌리엄스는 연설에서 "우리는 아마도 2024년에나 명목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내 기본적인 견해는 지금보다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최소 내년까지 "당분간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스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로 측정한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9월 기준 6.2%라며 올해 말에는 5∼5.5%, 내년 말에는 3∼3.5%로 낮아진다고 예상했다. 그는 동시에 물가 상승 압력을 잡으려면 추가로 금리 인상 등을 통해 통화 긴축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연준이 아직 금리 동결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준의 대표적인 통화 긴축론자(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와 배런스가 주최한 웹캐스트 행사에서 연준의 물가 통제 의지가 확고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은 FOMC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리스크를 다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러드는 최종금리가 5∼7%에 머물러야 한다는 기존 전망을 재확인하면서 "물가상승률을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되돌릴 수 있도록 제약적인 정책 금리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연준 산하 12개 연방은행 총재 가운데 유일하게 FOMC 회의에서 매년 투표권을 행사한다. 동시에 연준의 권력 순위에서 의장과 부의장에 이은 ‘3인자’로 불린다. 매스터와 불러드는 해마다 돌아가며 투표권을 받지만 두 총재 모두 올해 FOMC 회의에서 투표할 권리가 있다.

대서양 너머도 비슷한 분위기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28일 FT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아직 멈추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ECB는 2016년 이후 계속 기준금리를 0%로 유지했지만 올해 치솟는 물가를 잡기위해 지난 7월부터 금리를 올렸다. 유로존의 금리는 이달 기준 2% 까지 올랐으며 올해 마지막 ECB 통화정책회의는 다음달 5일에 열린다. 유로존의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10.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라가르드는 "아직 갈 길이 남았다"며 금리인상을 끝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10월 정점을 치고 내려오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까지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라가르드는 "수요를 촉진하는 것을 중단해야만 한다"며 치솟는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 물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 9월 고점 이후 약 40% 급락했지만 이는 최근 유럽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기 때문이라며 에너지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천연가스 선물가격의 하락이 크지 않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만 한다"며 "최근 하락은 단기적 압박의 완화에 따른 것이다. 하락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 통화 당국의 이러한 반응은 최근 세계적이 인플레이션 압박이 정점을 찍었다는 시장 관측을 반박하는 것이다. FT는 28일 보도에서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과 해운요금이 하락하면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 등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의 PPI 상승률은 대부분 지난 여름부터 꺾였으며 독일의 10월 PPI는 전월대비 4.2% 줄어 1948년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미 신용평가사 무디스 등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점을 찍고 앞으로 줄어든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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