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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고집불통 이미지 제대로 깼다…벤투 감독의 변화구, 조규성-이강인 카드[도하 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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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벤투 감독이 28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 경기 후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2022. 11. 28.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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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정다워기자] 고집불통 같았던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본선에서는 유연한 대응으로 주목받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28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서 2-3 패했다. 1차전서 이어 이번에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결과는 아쉽지만 이번에도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상대보다 공을 훨씬 많이 소유했고, 슛도 두 배 이상 기록했다. 상대 감독조차 “우리가 운이 좋았다”라고 말할 만큼 불운이 겹치면서 승점을 얻지는 못했지만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성향은 잘 드러난 경기였다.

중심에는 벤투 감독의 변칙 카드 두 장이 있다.

첫 번째 카드는 조규성(전북 현대) 선발 카드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줄곧 황의조를 선발로 활용해왔다.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의 경기력이 떨어질 때에도 무한 신뢰를 보냈다.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도 벤투 감독은 황의조를 베스트11에 포함시켰다. 믿음, 혹은 고집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2차전을 앞두고 벤투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황의조가 아닌 조규성을 선발로 내민 것이다.

지난해 9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후 조규성은 월드컵 전까지 16경기에서 10회 선발로 나갔다. 그 중 7회는 황의조가 없어 선발로 뛴 대체자 성격이었고, 두 번은 황의조와 투톱을 이룬 경기였다. 황의조가 벤치에 앉고 조규성이 선발로 나간 적은 단 한 번에 불과하다. 그만큼 조규성은 백업 성격이 강했다. 조규성의 페이스가 빠르게 올라가고 황의조가 부진을 겪던 지난 6월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9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조규성은 부상으로 인해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이때도 황의조가 두 경기 중 한 경기에서 선발을 차지했다.

벤투 감독은 1차전 후 전략을 빠르게 수정했다. 황의조가 보인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한 듯 조규성을 선발로 내민 것이다. 작전은 적중했다. 혼자 2골이나 터뜨리며 역전을 꿈꾸게 했다. 벤투 감독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맞아 떨어진 셈이다.

유연하게 사고를 바꾼 사례는 또 있다. 바로 이강인(마요르카)의 출전시간을 대폭 상승시킨 선택이다.

지난해 3월 이후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외면했다. 지난 9월에는 선발해놓고 단 1분도 쓰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최종엔트리 진입 여부도 불투명했다. 그런데 벤투 감독은 돌연 본선 두 경기서 모두 이강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루과이전에서는 후반 30분에 투입했고, 가나전에서는 후반 12분에 넣으며 출전 시간을 더 늘렸다.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꽉 막힌 것처럼 보였던 벤투 감독도 이강인의 창조적인 플레이를 외면하지 않은 것이다.

이강인은 가나전에서 후반전 원맨쇼를 벌였다. 정확하면서도 상대 허를 찌르는 예리한 킥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추격의 발판이 된 조규성의 헤더골을 어시스트 했고,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골대를 위협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이 고집을 깨고 내린 결정이 잘 먹힌 2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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