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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단독]尹대통령, ‘이상민 장관 사퇴’ 건의에 “민주당 같은 소리 하냐”[중립기어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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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11시 동아일보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중립기어> 라이브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둘러싼 여야의 속내를 진단해봤습니다. 이 장관 사퇴론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심중을 엿볼 수 있는 단독 취재내용도 공개됐는데요. 동아일보 유튜브(https://youtu.be/vcTgVrNx1p4)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주요 방송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중립기어> 조아라입니다. 10·29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째로 접어들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합의한 여야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다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요. 더불어민주당은 30일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 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여야의 숨겨진 속내를 중립기어 박고 제대로 짚어봤습니다.

오늘은 워싱턴 특파원과 정치부장을 지낸 이승헌 부국장과 함께 대담을 나눴습니다. 이 부국장은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이 장관에 대한 경질 혹은 사퇴 이야기를 꺼내자 윤 대통령이 ‘민주당 같은 소리’라고 반응했다”는 새로운 내용을 꺼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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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면 데드라인’ 받아든 尹 속내는?

▷조아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당의 거듭된 이 장관 파면 요구에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진짜 속내는 뭘까요?

▶이승헌 부국장
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는 것이 파악됐고요. 이태원 참사 직후엔 여당 내에서도 이 장관 거취에 대해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었잖아요.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여당 내 경질론을 듣고 윤 대통령에게 “이 장관을 경질하거나 명예롭게 사퇴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겠냐”고 했더니 윤 대통령이 역정을 내며 “무슨 민주당 같은 소리를 하고 있냐”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지금 전해드리는 발언보다도 더 강한 톤으로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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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현재 이 장관 사퇴론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심중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 단독 확인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이 장관이 유임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이는데요.

▶이승헌 부국장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윤 대통령을 향해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까지 내겠다고 한 상황이잖아요. 이 장관에 대한 경질 또는 사퇴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고 봐요.

▷조아라 기자
과거 정부에선 그래도 대형 참사가 발생할 경우 윗선에서 “내 책임이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번 정부에선 사의 표명을 한 장관급 인사가 한 명도 없습니다.

▶이승헌 부국장
아쉬운 대목인데요. 예전 정치권에서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을 때는 누군가가 정부의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그만두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게 더 좋았다는 건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는 여든 야든 정치권의 책임 의식이 이전보다는 확실하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장관의 사퇴는 이미 한 달 정도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효용성은 별로 없을 거예요. ‘사퇴’라는 건 정치적 결단이기 때문에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주무 장관인 이 장관은 사퇴하는 게 윤 정부의 이후 국정운영의 유연성을 위해서라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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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중립 기어 박겠습니다. 이 장관은 현재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대상에 오른 상황이거든요. 특수본의 수사 결과를 보고 나서 책임이 있다면 자진 사퇴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이승헌 부국장
이 장관이 취임 후 제일 먼저 했던 건 경찰국 신설이죠. 물론 경찰국 신설 취지에 대해 이 장관은 경찰에 대한 원활한 지원 체계를 설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고 있고 경찰은 예산, 인력을 확보해 지배권을 행사하려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지금은 경찰이 행안부 장관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죠. 게다가 이 장관은 윤 대통령 최측근이잖아요. 과연 경찰청 산하 특별수사본부가 국민들의 기대 이상으로 이 장관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해서 문제점을 발견할까요. 이 장관이 특수본 수사 이후에 사퇴하는 수순을 밟는다는 건 현실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조아라 기자
현재까지 특수본이 이 장관 집무실을 압수수색하지 않고, 소환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번 더 중립기어 박겠습니다. 과거 대형 참사 발생 당시 정홍원 총리를 비롯해 주무 장관들이 사의를 표명했을 때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나왔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정부에서 먼저 수습하고 책임지겠다고 했던 것 아닌가요?

▶이승헌 부국장
그건 너무 아름다운 해석인 것 같은데요. 세월호 참사 건으로 얘기해보죠. 기억하시겠지만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사건 발생 이후에 줄곧 팽목항을 지켰었죠. 당시에는 세월호가 오랫동안 잠겨 있었고요. 또 실종자를 수색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진도 앞바다에서 계속 행정력이 투입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는 야당도 이 장관이 수습하고 사퇴하겠다는 것에 반대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이태원 참사의 경우 일단 상황은 정리가 됐고요. 현장에서의 장관의 역할 또는 필요성이 그때와는 다릅니다.
● 민주당, 왜 ‘이상민’ 콕 찍었나

▷조아라 기자
민주당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민주당은 왜 국정조사에 합의하자마자 또다시 이 장관을 콕 찍어 파면을 밀어붙이고 있는 걸까요?

▶이승헌 부국장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책임의 정도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건 이 장관의 정치적 위치 때문이겠죠.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 장관이 거론되는데요. 앞서 윤 대통령이 이 장관에 대한 경질 의견에 대해서 버럭 화를 내면서 “민주당 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 드렸잖아요. 배경을 보면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이 정서적으로 한 장관보다 더 의존하는 참모로 알려져 있어요. 민주당이 한 장관에 대한 흠집 내기를 여러 번 시도했잖아요. 대표적인 것이 결국 헛발질로 드러났지만,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한 것이었죠.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이제 한 달이 됐고 예산안 통과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정서적으로 윤 대통령이 더 의존하는 이 장관으로 타깃을 돌리고 있는 정치적 맥락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또 온갖 난투극이 벌어지지 않겠어요. 그 과정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도 나올 수밖에 없겠죠.

▷조아라 기자
이 장관 파면을 요구하면 당연히 여야 간 협치는 어려워질 상황이 예견됐을 텐데요. 이럴 거면 민주당은 왜 국정조사를 하자고 한 걸까요.

▶이승헌 부국장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에도 제가 <중립기어>에서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꺼내들 것이라고 예측했었죠. 왜냐하면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요구한 진짜 속내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책임론과 윤 대통령의 책임론을 부각시키려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물론 공식적인 이유는 진상 조사지만 이번 국정조사는 민주당이 다시 판을 벌이기 위한 용도도 있었다고 봅니다. 그건 국민의힘도 너무 잘 알아요. 하지만 아직 책임 소재에 대한 설명이 안 된 상황에서 국민의힘도 이에 대해선 반대할 명분이 없습니다.
●이태원 국정조사 순항할까

▷조아라 기자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다음 달 2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인데요. 여야는 예산안 처리 기한인 2일 이후 국정조사를 진행하기로 했잖아요. 이대로라면 국정조사 개시가 어려워 보이는데 과연 개시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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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헌 부국장
개시는 되겠죠.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오니 국민의힘에선 국정조사 보이콧을 꺼내 들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에겐 상관이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하려는 진짜 정치적 이유는 여야 간 머리를 맞대서 이태원 참사를 진상규명하겠다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다시 판을 벌여 정권책임론을 거론하는 게 진짜 목적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의힘이 보이콧을 하면 민주당은 단독으로 국정조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신나겠죠. 국민의힘은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한두 번 보이콧 하다 결국 참석할 겁니다. 국민의힘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예산안 처리에요. 예산안 처리가 지연돼서 ‘준예산’이 편성되면 골치 아프거든요. 국민의힘이 예산안 처리를 위해 야당과의 협상에서 어떤 걸 양보하고 지킬 것인가를 지켜봐야 할 겁니다. 이승헌 부국장은 끝으로 구독자에게 정치를 제대로 보기 위해선 ‘이것’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남겼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동아일보 유튜브에서 지금 바로 확인하세요!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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