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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대상 배우' 송일국, 뮤지컬 "걸음마 시작"…12kg 빼고 칼 갈았다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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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장우영 기자] 배우 송일국이 칼을 갈고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돌아왔다.

송일국은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OSEN과 만나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인터뷰를 가졌다.

올해 한국 초연 26주년을 맞은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경제대공황 시기 뉴욕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스타를 꿈꾸는 코러스 걸 페기와 연출가 줄리안, 한물간 프리마돈나 도로시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쇼 뮤지컬’로 정의되며 오랜 시간 스테디셀러 뮤지컬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송일국은 극단을 이끄는 카리스마 리더 줄리안 마쉬 역을 연기한다. 지난 2016년 뮤지컬 데뷔작 ‘브로드웨이 24번가’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치른 송일국은 2020년 시즌까지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이번 시즌을 통해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송일국은 휴식기가 무색하게도 흐트러짐 없는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브로드웨이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강인한 리더의 면모를 지닌 동시에 따뜻한 내면까지 지닌 ‘줄리안 마쉬’를 연기하는 송일국은 냉혈한의 모습부터 반전 능청미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캐릭터 그 자체로 무대를 꽉 채우는 존재감을 드러내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계속해서 체중이 100kg대였다는 송일국은 12kg를 감량하고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에 임하고 있다. 송일국은 “너무 살이 쪄있었다. 첫 리딩을 하고 체중 감량을 시작햇다. 두 달 정도 걸렸고, 올해가 가기 전에 5kg을 더 빼려고 한다. 옷에 몸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를 착용하면 옷이 좀 낀다. 턱시도는 더 타이트하다”고 말했다.

송일국은 “초연 때는 외국 연출이기도 하고, 나도 뮤지컬 데뷔라서 아무 생각 없었다. 두 번째 공연 때는 공연을 앞두고 한달 전에 큰 수술을 하고 누워 있어서 연습을 한번도 나오지 못했다. 실수 없이 공연에 서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이번에는 칼을 갈고 나왔다”고 말했다.

칼을 갈고 나온 송일국. 그는 바뀐 연출과 함께 날아오르고 있다. 그는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스토리보다는 화려한 쇼를 보는 느낌인데, 연출님께서 스토리를 더 살려보자고 하셧다. 연습하면서 울어보긴 처음이었다. 뮤지컬 백스테이지를 다뤘고, 시대가 1930년대일 뿐이지 배우들의 이야기다. 맨 마지막에 하는 대사에서 ‘상대가 아닌 신인 송일국을 앞에 뒀다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해보자’고 하셨는데, 그러니까 감정이 더 몰입되어서 펑펑 울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송일국은 “지난 공연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디테일한 것들이라 관객 분들은 잘 모르실 수 있다. 지금까지 강한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그 안에서도 디테일하게 잡으려고 했다.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스토리도 기억에 남게끔 하는게 목표인데, 잘 이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댓글이나 반응을 확인하는 편인데, 전에는 내 욕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많이 줄었다”고 이야기했다.

송일국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 전까지는 어려웠떤 노래도 많이 늘었고, 한층 더 여유로워졌기 때문이다. 송일국은 “이번 공연에서의 목표는 85점이다. 연습실에서는 87점까지 받아봤는데, 공연에서는 70점을 넘어본 적이 없다. 지난 공연에서는 지인들을 초대하지 못했다. 내가 너무 노래를 못하니까. 하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보러 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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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에게 있어 가장 냉정한 평론가는 그의 아내, 여동생, 그리고 엄마이자 배우인 김을동이다. 송일국은 “첫 공연에 가족을 초대하는데, 그들이 가장 냉정한 평론가들이다. 아내도 음감이 뛰어나다. 첫 공연보고 얼마나 깨졌는지 모른다. 어머니가 걱정 많으셨는지 지적을 많이 하셨다. 이종혁의 공연을 보시더니 집에서 많이 이야기를 했다. 얼마나 깨졌는지 모른다”고 웃었다.

송일국은 “아내가 배우는 아니지만 음정에는 확실히 감이 있다. 내가 욕실에서 노래를 부르면 음 떨어진다고 지적을 한다. 여동생은 체중 감량과 디테일한 것들을 지적하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드라마로는 정점을 찍어본 송일국. 하지만 뮤지컬에서는 이제 막 걸음마를 걷기 시작한 단계다. 송일국은 “너무 재미있다. 나는 무대에 늦게 눈을 떴는데 무대가 너무 좋다. 첫 연극 할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운이 좋았던 게 첫 연극을 말도 안되는 분들과 같이 할 수 있었다. 마당놀이 하는 극장인데 거기서 첫 연극을 했고, 게다가 1인 2역이었다. 그 공간에서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송일국은 “지난 번까지는 무대에 서 있는 게 아니라 공중에 떠있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안정적으로 서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더 줄리안 마쉬에 다가간 느낌이다. 비로소 걸음마를 시작한 것 같다. 10년 만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음악 훈련하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내년 1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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