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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으로 지으라고?"…그 많던 아파트 리모델링 왜 멈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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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이촌동 일대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아파트값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25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코오롱아파트에 건설사들이 내건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인가 축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일 용산구청으로부터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이촌코오롱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5일 22억7000만원(10층)에 거래가 되면서 직전 최고가 20억8000만원(5월·22층)보다 1억9000만원 올랐다. 한편 이촌코오롱 외에도 강촌아파트, 한가람아파트, 한강대우아파트, 우성아파트 등이 리모델링 사업 절차를 진행 중으로, 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오는 9월 조합 설립 총회를 개최할 예정인 강촌아파트와 공동 리모델링을 위해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1.8.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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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부 재건축 규제로 각광봤던 리모델링 시장이 부동산 경기둔화와 사업환경 악화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윤석열정부는 대선공약을 통해 법적·제도적 개선을 통해 신속한 리모델링 추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오히려 역차별당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사비 오르고 집값 빠지고 리모델링 사업성 '글쎄'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사비가 오르고 집값은 빠지면서 리모델링 사업성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사업추진이 용이하지만 사업성이 걸림돌인데 사업성이 더 악화되는 셈이다. 때문에 서울 내 아파트 단지 중 리모델링을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단지 중 속도를 내지 못하는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리모델링협회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공사비가 평당 기본 100만원이 올랐다"면서 "리모델링을 어렵게 추진해도 향후 일반분양이 잘 안되거나, 수억 원의 분담금을 들여 리모델링하는데 오히려 집값이 빠질 수 있다는 걱정이 조합원 사이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도 어려운데 친환경 적용해야 용적률 인센티브

올 8월부터 새롭게 개정된 '공동주택 리모델링 운용기준' 적용도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ZEB(제로에너지건축물), 전기차 충전시설,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정책을 용적률 인센티브 항목에 포함했다. 또 현재 단지의 용적률에 일정산식을 곱해 산정하던 일부 항목을, 용도지역별 동일기준으로 통일시켜 받을 수 있는 용적률 인센티브가 줄었다.

서울시는 시뮬레이션 결과 기존에 용적률을 40% 완화받던 단지에 동일 조건으로 변경기준을 적용하면 약 30% 전후로 나타나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항목별로 보면 예전보다 용적률을 받기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재건축과 비교하면 리모델링은 기부채납이 없고 초과이익환수금이 없는 등 여전히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친환경, 단지개방 등 중앙정부와 서울시 정책방향을 반영해 인센티브 항목을 반영한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관련 업계는 강하게 반발한다. 리모델링에 최대 40%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과해온 이유는 사업성이 좋지 않아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을 한건데 공사비 증가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항목들을 포함해 사업진행 자체를 불가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리모델링 자체가 집을 부수지 않고 고쳐서 새로 쓰는 것으로 그 자체가 친환경 방법인데 실제 적용도 어려운 친환경 리모델링을 주문하는 것은 탁상공론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시공사들은 당장 시장이 주춤할 수 있지만 향후 시장이 커지는 만큼 리모델링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건설업계에서 가장 많은 리모델링 수주를 따냈다. 올해 리모델링 부문 수주만 3조원이 넘는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올해 리모델링 사업만으로 총 1조2000억원이 넘는 수주고를 올렸다. 다만 수주를 따내 착공에 들어간 단지는 제한적이다. 포스코건설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총 32개 단지를 수주했는데 준공을 한 곳은 1곳이고 공사를 진행하는 곳은 2개 단지에 불과하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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