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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11시까지 보고 못 받았다"는 용산서장, 10시 36분에 무전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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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 참사 발생 21분 뒤인 오후 10시 36분, 처음으로 인력 동원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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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리는 전 용산경찰서장과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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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용산경찰서 112 무전 기록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35분 이 전 서장은 “용산, 용산서장”이라고 외치며 무전망에 처음 등장한다.

이어 오후 10시 36분에 “이태원(으로) 동원 가용사항, 형사1팀부터 여타 교통경찰관까지 전부 보내라”고 지시했다.

용산서 무전에는 이 전 서장이 등장하기 10분 전부터 사고가 발생한 해밀톤 호텔과 와이키키펍 사이 골목길의 긴박한 상황을 보고하는 무전 내용이 빗발쳤다.

이 전 서장이 무전망에 등장한 시간은 최초 사고 발생 시각으로 추정되는 오후 10시 15분에 20분 지난 시점으로, 당시 이 전 서장은 용산경찰서 인근 식당에서 오후 9시 47분께 저녁 식사를 마친 뒤 관용차를 타고 이태원 현장에 이동하는 중이었다. 이후 10시 55분께 이태원 엔틱가구거리에서 내려 10분쯤 걸어 11시 5분에서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

경찰서장은 통상 경비·교통·자서 3개의 무전망을 이용하며, 이 전 서장의 무선 지시는 경찰서 내 현장 경찰부터 서장까지 이용하는 자서망에서 이뤄졌다.

다만 무전 기록을 보면 현장 경찰관들은 한동안 사상자 발생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있다.

이 전 서장의 경우 오후 11시 9분에야 “지원된 모든 근무자들은 해밀톤 호텔 골목에서 차도 쪽으로 인파를 밀어내라”고 지시했다. 이는 오후 11시 6분 그가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해 옥상에서 참사 현장을 본 뒤 내린 첫 지시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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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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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전 서장은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참모든 근무자는 된 시점이 오후 11시께”라고 증언한 바 있다. 그가 참사 현장에 도착한 시점은 오후 11시 6분께다. 하지만 112 무전기록을 감안하면 이 전 서장이 오후 11시 이전부터 사고를 인지한 게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위증 논란이 예상된다.

여기에 이 전 서장이 오후 10시 32분에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으로부터 이태원 일대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도 새롭게 제기된 상태다.

이에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 전 서장이 참사 상황을 구체적으로 인지한 시점을 살펴보고 있다. 만약 상황을 인지하고도 대응 및 구호조치 등을 충분하게 하지 않았다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짙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무전 기록에는 참사가 발생하기 1시간 여전, 서울경찰청 상황실에서 대형사고 위험을 인지하고 용산서에 질서 관리를 요청했던 사실도 파악됐다.

특수본은 이번 주 이 전 서장, 류 총경, 박희영 용산구청장, 박성민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수사 초기 입건된 피의자 가운데 구속영장 신청 대상을 가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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