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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선제골 승률 67%, 따라가는 경기 할 이유 없다…이강인 선발 출격의 근거[도하 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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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강인이 28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수비에 가담하기 위해 뛰어오고 있다. 2022. 11. 28.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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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정다워기자] ‘천재’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곧 승리 가능성으로 직결된다.

축구대표팀 막내 이강인(마요르카)은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갔다. 24일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는 후반 29분 교체돼 추가시간(8분)까지 총 24분을 소화했다. 28일 가나전에서는 후반 12분 들어가 추가시간(10분)을 포함해 43분을 뛰었다.

두 경기 합쳐 67분만을 뛰었을 뿐이지만 존재감은 누구보다 뚜렷하다. 특유의 기술과 정확한 킥, 그리고 창조적인 플레이로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가나전에서는 들어가자마자 조규성의 추격골을 어시스트 했다. 이 밖에도 상대 허를 찌르는 절묘한 침투패스, 날카로운 킥으로 수비를 지속적으로 흔들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3월 이후 무려 1년8개월간 이강인에게 A매치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의 기량과 장점을 인정하고 중요한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2일 열리는 포르투갈전에서는 이강인을 선발 출전시킬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포르투갈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고 비기거나 패할 경우에는 대회를 그대로 마감하는 만큼 수비보다 공격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은 이강인에게 더 많은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강인의 선발 출전 여부는 벤투 감독이 리스크를 얼마나 감수할지에 달려 있다. 이강인은 국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수비력은 부족하다. 그래도 소속팀 마요르카, 그리고 앞선 두 경기 모습을 보면 이 단점도 많이 개선됐다. 가나전 첫 골 장면만 봐도 이강인이 상대 수비 진영에서 적극적인 압박으로 직접 공을 탈취한 후 크로스를 올렸다. 벤투 감독이 우려하는 밸런스가 깨지는 현상은 기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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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이강인이 30일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손흥민과 밸런스 훈련을 하고 있다. 2022. 11. 30.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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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을 활용할 방법도 많다.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세컨드톱과 좌우 윙어를 모두 담당한다. 축구 지능이 워낙 뛰어난 선수라 1년8개월 동안 A매치에 나서지 못하고도 형들과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포지션 소화 능력을 의심할 이유도 없다.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만큼 벤투 감독에게는 선택지가 많다.

꼭 이겨야 한다는 포르투갈전 특성을 고려하면 이강인 역할을 조커로만 두는 것은 분명 재능 낭비가 될 수 있다. 후반 교체로 투입하는 것도 효과는 있겠지만 우리는 두 경기에서 모두 전반전에 골을 넣지 못하면서 승리하지 못했다.

한국 월드컵 역사에서 역전승은 2002년 이탈리아전과 2006년 토고전 두 번뿐이다. 먼저 골을 내주면 뒤집기가 쉽지 않았다. 가나전만 봐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반면 선제골을 넣은 6경기 전적은 4승1무1패로 좋은 편이다. 승률이 67%에 달한다. 먼저 골을 넣고도 이기지 못한 경기는 1998년 멕시코전, 2014년 러시아전뿐이다. 일단 골을 먼저 넣고 시작하면 승리할 확률은 급상승한다. 공격력이 좋은 이강인을 먼저 투입해 선제골을 넣으면 승리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굳이 상대를 쫓아가는 경기를 할 필요는 없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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