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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영상]장쩌민 사망에 가슴 졸이는 시진핑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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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개혁·개방 정책 상징 인물

“애도가 불만 구심점 될수도”

웨이보 추모 ‘밈’, 검열로 삭제

헤럴드경제

덩샤오핑의 후계자로 15년간 중국을 이끌었던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30일(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지난 2019년 10월 1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70주년 기념식을 위한 국경절 열병식 전 텐안먼 광장에서 시진핑(왼쪽부터) 주석과 장쩌민 전 주석, 리커창 총리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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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덩샤오핑을 이어 중국의 개혁·개방을 본궤도에 올렸던 장쩌민 전 국가 주석이 사망하자 시진핑 체제의 중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조치인 ‘제로 코로나’에 반대하는 시위 행렬이 장 전 주석에 대한 애도를 구심점 삼아 본격적인 반정부 투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장쩌민 전 주석은 백혈병 등으로 상하이에서 치료를 받다 30일 향년 96세로 사망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장쩌민 동지의 서거는 우리 당과 군, 각 민족 인민에게 있어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이라고 애도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장 전 주석의 죽음에 즉각적으로 애도의 뜻을 표했지만 내심 그의 죽음이 현재 확산일로인 ‘제로 코로나’ 방역 반대 시위가 ‘반 시진핑 체제’ 시위로 격화되는 기폭제가 될까봐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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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5년 11월 16일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울산 현대자동차를 방문,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던 한 직원과 인사하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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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베이징·상하이에 이어 광둥성 광저우에서도 시위가 발생했는데, 광둥성은 상하이와 함께 장 전 주석이 이끈 중국의 개혁·개방의 핵심 지역 중 한 곳이다.

안드레아스 풀다 노팅엄대 교수는 “일단 유명한 지도자가 사망하고 나면 그를 추모하는 과정에서 오늘날의 가치와 사회적 요구의 선봉으로 기억되곤 한다”면서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을 안착시킨 장 전 국가주석이 보다 많은 자유를 원하는 중국인들을 결집시킬 것으로 내다 봤다.

사실 장 전 주석 역시 정치적으로는 강경파에 해당한다. 그는 개혁파였던 후야오방 전 공산당 중앙위 총서기의 죽음으로 촉발된 1989년 6·4 텐안먼 사태를 유혈진압하자는 주류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옹호했고, 시위대에 동조했던 자오쯔양 전 당 서기를 축출한 뒤 권력을 잡았다. 나아가 1999년 베이징 시내에서 파룬궁 영성운동 신자들이 시위를 벌인 이후 그는 파룬궁 수련을 금지하고 많은 신자들을 투옥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 전 주석의 집권기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는 등 빠른 경제성장으로 중국이 자신감을 얻었던 시기다. 많은 중국 지식인들은 당시의 정치적 자유가 지금보다 높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대학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장 전 주석은 우리가 정상적인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큰 발걸음을 내딛게 해 준 인물이었다”면서 “장쩌민 집권기 나는 종종 그를 비판하고도 신변의 위협을 느끼지 않았지만 지금은 감옥에 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장 전 주석이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로 유명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을 영어로 낭송하고 민간 자본가들을 공산당에 입당시키는 등 자유주의적 풍모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마리 갤러거 미시간대 중국연구센터 소장은 “국가 부문의 개혁을 추구한 장 전 주석의 죽음은 현재 중국이 처한 경제환경과 코로나 봉쇄 정책에 불만을 가진 중국인들의 초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다수의 네티즌들이 장 전 주석의 네모난 안경을 빗댄 ‘두꺼비’ 관련 사진과 영상을 올리며 그의 죽음을 추모했지만 중국 정부의 검열로 빠르게 삭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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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이 웨이보에 올린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 회고영상 [웨이보 캡처]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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