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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대신 살인 누명…법무부, 국가배상 판결에 항소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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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20년간 옥살이한 윤성여씨(55)가 2020년 12월 수원지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원 청사를 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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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20년간 옥살이한 윤성여씨(55)의 국가배상 판결에 대해 1일 정부가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이춘재에게 살해당했는데도 경찰이 단순 가출 사건으로 조작한 피해 아동 김모양(당시 8세) 유족의 국가배상 판결에 대한 항소도 포기했다.

법무부는 이날 두 사건이 모두 수사기관의 과오가 명백히 밝혀진 사안이라며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고 피해자와 가족에게 배상금 지급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재판장 김경수)는 지난달 국가가 윤씨와 가족에게 21억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무부가 항소를 포기했기 때문에 윤씨도 항소하지 않으면 이 판결은 확정된다.

윤씨는 1988년 9월 경기 화성에서 박모양(당시 13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1989년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범행을 인정했다가 2·3심에서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 자백했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년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다. 2019년 10월 이춘재가 자신이 연쇄살인 진범이라고 자백하자 윤씨는 그해 11월 재심을 청구했다. 2020년 12월 사건 발생 3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무부는 “불법 체포·구금, 가혹행위 등 반인권 행위가 있었고 피해자가 약 20년간 복역했으며 출소 후에도 13세 소녀 강간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사회적 고립과 냉대를 겪어온 점 등 그 불법성이 매우 중하다”고 했다.

수원지법 민사합의15부(재판장 이춘근)도 지난달 ‘화성 아동 실종사건’ 유족에게 국가가 2억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양은 1989년 7월 경기 화성시 태안읍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다가 실종됐다. 이춘재가 김양을 살해했다고 자백한 뒤 경찰이 재수사한 결과 당시 사건 담당 경찰관이 김양의 유류품과 시신 일부를 발견하고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양의 부모는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 선고 전에 사망했다.

법무부는 “담당 경찰관들의 의도적 불법행위로 피해자 가족이 30년간 피해자의 사망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해 애도와 추모의 기회 자체를 박탈당했다”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오랫동안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가족께 법무행정의 책임자로서 국가를 대신해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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