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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중앙지검에 모이는 '50억 클럽' 사건…김만배 압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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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대장동-이재명측 연결고리…심리적 압박 관측

'50억 클럽' 진술도 부담…대장동·쌍방울 접점 드러날 수도

연합뉴스

법정 향하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8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조다운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에 이른바 '50억 클럽'에 연관된 사건이 차곡차곡 모이고 있다.

중앙지검이 대장동 의혹 전반을 수사중이라 표면적으론 수사 효율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입을 열려고 압박하려는 게 아니냐는 이면의 해석도 나온다. 수사 대상자들이 김씨의 지인들인 만큼 한 검찰청에서 수사하며 심리적 동요를 꾀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 박영수 딸, 언론사 회장 사건 등 중앙지검 집결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10월 강한구 전 성남시의원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 딸 사건을 수원지검에서 넘겨받아 각각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최근엔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의 사건도 수원지검에서 넘겨받았다. 홍 회장 사건은 반부패수사3부에 배당될 전망이다.

이들 세 사람은 모두 김 씨에게 부적절한 방식으로 금전적 이익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다.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한 박 전 특검 딸은 지난해 6월 회사 보유분의 대장동 미분양 아파트를 정상 절차 없이 분양받은 혐의(주택법 위반)를 받는다.

강 전 의원은 2013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도와준 대가 등 명목으로 김씨에게 2억원 가량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사후수뢰)를 받는다.

홍 회장은 2019년 10월 김씨에게 총 50억원을 빌렸다가 약 두 달 뒤 이자 없이 원금만 갚은 혐의(부정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이들 중 박 전 특검과 홍 회장은 김씨가 대장동 수익을 나눠주기로 약속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명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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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50억 클럽'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 김만배, 이재명으로 가는 '키'…심리적 압박에 입 열까

검찰이 이들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모은 건 우선 수사의 효율성 때문이다. 사실관계와 등장인물이 동일한 만큼 검찰청 두 곳에 사건을 쪼개둘 필요가 없다. 조사받는 당사자의 편의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의 관계를 보면 이들 세 명의 교집합에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씨가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씨로서는 지인들이 모조리 수사 대상에 올랐고, 더구나 같은 건물, 같은 층을 오가며 조사받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이 점까지 계산에 넣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씨가 심리적 압박을 받을 만한 환경을 조성해 진술을 끌어내려고 의도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검찰이 대장동 사업의 비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연관성 규명이라는 수사의 종착지에 다다르려면 김씨의 진술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김씨는 성남시나 시의회 등 정관계 로비 창구로 대장동 일당에 '영입'됐다. 이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 등과 친분을 쌓아 대장동 개발 사업의 주도권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의혹인 '천화동인 1호'의 지분 관계나, 이 대표 측근들에게 돈이 건너가는 과정도 김씨가 입을 열어야 명확한 사실관계가 규명될 수 있다.

남욱 씨는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을 거쳐 이 대표 측에 선거 자금 등을 제공해 왔다고 '폭로'했다. 실소유주가 누구냐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천화동인 1호 소유자도 이 대표 측이라고 주장했다. 회계사 정영학 씨와 유 전 본부장 역시 이와 비슷한 진술을 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김씨는 천화동인 1호는 자신의 것이며, 유 전 본부장에게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중 700억원(공통비 공제 후 428억원)을 주기로 약정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한다. 정씨와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나눠줄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상황이 녹취록에 담겨있지만, 이 역시 유 전 본부장이 자꾸 돈을 달라고 해 방안을 논의했을 뿐 실제 지급 의사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씨로선 이 같은 700억 약속이나 각종 선거 자금 지원 등을 인정해버리면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공여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될 상황에 놓이게 된다.

나아가 이 대표에게 치명상을 안기는 상황에 닥칠 수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김씨가 50억 클럽 대상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끝내 입을 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50억 클럽엔 김씨가 오랜 법조 기자로 활동하며 쌓은 '고급 인맥'이 망라됐다. 권순일 전 대법관, 박 전 특검은 이미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최근 남씨의 법정 증언으로 김수남 전 검찰총장도 재부상했다.

남씨는 최근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 "김만배 피고인에게 (김수남) 수원지검장께 최윤길(전 성남시의장) 사건을 잘 봐달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전 총장은 대장동 일당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그룹 신당 사옥
[쌍방울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대장동·쌍방울 접점에도 '김만배'

김씨는 중앙지검이 수사하는 대장동 사건과 수원지검이 수사하는 쌍방울 그룹 비리 사건의 접점이기도 하다.

김씨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쌍방울 그룹의 최모 전 부회장과 여러 차례 석연찮은 금전 거래를 했다.

그는 2020년 2월 화천대유에서 대여한 473억원 중 최씨에게 20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화천대유는 같은 해 6월 최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추가로 30억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씨 진술 내용에 따라 중앙지검(대장동 사건), 수원지검(쌍방울 사건), 성남지청(성남FC 사건)으로 흩어져 있는 이 대표 관련 사건들의 숨겨진 연결 고리가 드러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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