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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저축은행, 치솟은 대출금리에 이자수익 30%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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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이자수익 7조1352억원...1년 새 1조6647억원(30.4%) 늘어

SBI, 업계 최초 이자수익 1조원 돌파...업계 "선방했지만 내년 리스크 걱정"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저축은행들이 올해 3분기 누적 이자수익 7조원을 돌파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덩달아 뛴 대출금리 여파로 막대한 이자를 거둬들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확대된 이자수익에도 불구하고 내년부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2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79개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7조135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조4705억원과 비교하면 1조6647억원(3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수익은 6조3072억원에서 8조1022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저축은행 영업수익은 크게 이자·수수료·기타로 구성된다. 이중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8%에 달한다.

HB저축은행은 512억원 수준이던 이자수익은 1년 만에 53.4% 급증하면서 786억원으로 늘어났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1338억원에서 2117억원으로 52.4% 증가했고, 키움YES저축은행과 키움저축은행도 각 50.0%, 48.9%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주요 금융그룹 산하에 있는 계열사 저축은행들이 효자 노릇을 했다. 신한·하나·우리금융 저축은행의 이자수익 증가세는 모두 40%를 웃돌았다. 신한저축은행 1601억원, 하나저축은행은 1211억원의 이자수익을 달성했다. NH저축은행의 경우 732억원 수준이던 이자수익이 37.5% 늘어나면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규모로만 보면 자산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이 가장 많은 이자수익을 올렸다. SBI저축은행은 이자수익이 22.0% 늘어난 1조57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서 이자수익 1조원을 돌파한 건 SBI저축은행이 처음이다. OK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이 9628억원(+20.3%)으로 뒤를 이었고 웰컴 4501억원(17.2%), 페퍼 4287억원, 한국투자 3554억원(32.6%) 순서였다.

이자수익 확 늘었지만 "내년 리스크 걱정"
저축은행들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0~1%대 기준금리 환경에서 대출영업에 적극 나서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려왔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집을 사려는 고신용자들에게까지 대출을 내줬다. 최근 저축은행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도 이 시기에 급격히 늘었다.

올해 저축은행의 막대한 이자수익 배경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통상 금융사의 신규대출과 변동금리에 증가분이 곧바로 적용된다. 하지만 수신자금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저원가성 예금은 기준금리 인상 여파를 덜 받게 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오를수록 금융사들의 이익확대 폭이 커지는 이유다. 특히 기존에 많이 불어났던 가계대출 부문의 성장이 둔화됐지만 기업대출 부문이 급성장했다.

다만 업체 규모와 지역에 따라 이자수익 부문에서 역성장을 기록한 업체도 있었다. 청주저축은행은 164억원이던 이자수익이 140억원으로 14.6% 감소했고, 대아저축은행도 5.8%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저축은행들은 고무적인 이자수익 확대에도 리스크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내년 상반기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아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업계가 예상보다 선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지만 금리가 너무 많이 오르고 있어서 내년이 걱정”이라면서 “가계·기업을 막론하고 대출을 내준 차주들이 높아진 금리환경에 흔들리는 상황이 제일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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