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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방문 첫 中최고지도자·첫 국회연설도…‘우호협력기’의 상징 장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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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전 中 국가주석 사망…외교부 “한중관계 발전 공헌 높이 평가”

수교 3년만에 방한…국회 연설한 첫 사회주의 국가 원수 ‘탈냉전 상징’

우호협력기 이끌어…10년간 한중 무역 규모 6.4배↑·국민 호감도 높아

中 ‘백지행동’ 반정부 시위 확산 움직임…‘장쩌민 시대’ 회고 여파 주목

헤럴드경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사망했다고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가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30일 낮 12시 13분(현지시간) 장 전 주석이 백혈병 등으로 인해 상하이에서 치료를 받다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1995년 11월 15일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청와대에서 김영삼 대통령을 만나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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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중국 정부가 30일 사망한 중국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장례식에 외국 조문 대표단을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우리 정부는 공식 조문단을 보내는 대신 윤석열 대통령이 조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주한 중국대사관에 마련된 장 전 주석 빈소를 찾아 조문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조문록을 열겠다는 계획을 막 발표했기 때문에 현재 박 장관께서 조문을 하는 쪽으로 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전날 장 전 주석의 사망에 "우리 정부는 장 전 주석이 1992년 한중수교 등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공헌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그의 영면을 기원하며 유가족에게도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국 방문한 첫 中 최고지도자…‘한중 우호 협력기’ 이끌어1989년 냉전이 종식되고 1990년 한소 수교,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의 상황에서 한중은 1992년 8월24일, 이상옥 외무장관과 첸지천(錢其琛) 외교부장이 ‘선린우호 협력관계’에 합의하면서 한중 양국이 수교를 맺었다. 같은 해 9월 노태우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양상쿤(楊尙昆) 주석과 첫 한중 정상회담을 하면서 정상급 외교가 본격 가동됐다.

이듬해인 1993년 주석직에 오른 장 주석은 본격적인 한중 관계 1기(1992~2003년)를 열었다. 1993년 11월 김영삼 대통령과 미국 시애틀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시애틀에서 만났고, 김 대통령의 방중(1994년 3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APEC 정상회담(1994년 11월)을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1995년 11월14일 장 주석이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방한하면서 새 이정표를 열었다.

당시 장 주석은 4박5일간 한국 방문 기간 동안 국회 연설에 나섰는데, 중국 국가원수가 외국 국회에서 진행한 최초의 연설이었고, 한국 국회에서 연설한 첫 사회주의 국가원수로 ‘탈냉전’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주목받았다.

장 주석은 김대중 대통령과 1997년~2002년에도 1년에 한 차례씩 정상회담을 열었고, 1998년 11월 김대중 대통령이 장 주석과 ‘21세기를 향한 협력동반자관계’에 합의했다.

장 주석 재임 기간 한중관계는 경제교류를 중심으로 급속히 발전했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부원장의 ‘한중관계 30년의 분석과 평가’에 따르면 1992년 한·중 무역(수출입)은 64억 달러(수출 27억 달러·수입 37억 달러)였는데, 2002년에는 412억 달러(수출 238억 달러·수입 174억 달러)로, 10년 동안 6.4배(수출 8.8배·수입 4.7배)가 증가했다.

비슷한 기간(1992~2013년)에 한국의 세계 무역은 연평균 9.3% 증가한 데에 비해, 중국과의 무역은 연평균 19.6% 증가해 양자 간에는 2배 이상의 격차가 났다. 그 결과 2003년에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 2004년에는 한국의 최대 무역국이 됐다.

양국 간 우호적인 분위기는 국민 상호인식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중국에 전파되기 시작하면서 1999년 ‘한류’(韓流) 라는 말이 중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한국인의 중국 호감도가 미국인의 호감도를 능가했을 때도 있었고, 중국인의 한국 호감도는 다른 국가 국민들의 한국 호감도보다 높았다.

‘장쩌민 시대’ 회고하며 현 체제 우회적 불만 표출…여파 주목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봉쇄정책에 불만이 표출되는 상황에서 장 주석 사망의 사망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국 네티즌들이 장 주석을 ‘장 할아버지’, ‘어르신’이라고 친근하게 표현하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장 주석 시절을 유년기로 보낸 이들이 당시를 추억하며 권위주의적 성향이 강한 시진핑 체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2030세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강경 봉쇄 정책에 반대하며 중국 공산당의 검열과 통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A4용지 백지를 들고 시위하는 ‘백지 행동’은 반(反)정부 시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장 주석의 사망이 시위를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중한국대사관은 전날 재외국민 신변안전 공지를 통해 “대규모 시위에 불필요하게 연루되면 체류 신분은 물론 신변 안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신변안전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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