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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정부, 정유업계 업무개시명령 초읽기…'대화는 없다' 강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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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오는 5일 운송사에 대한 2차 현장조사 실시
시멘트 출하량 회복세나 건설현장 수급 불안
정유 업종 '업무개시명령' 만지작…6일 가능성
뉴시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1일 오후 인천 중구 삼표시멘트 인천사업소에서 이상민 행전안정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화물연대 집단운송 거부와 관련 경찰을 격려하고 있다. 2022.12.01. dy01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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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열흘째를 맞은 가운데 정부가 시멘트에 이어 정유와 철강 분야에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화물연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3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우선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에 따른 화물차 운송 기사들의 업무 복귀를 압박하기 위해 오는 5일 운송사에 대한 2차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업무 미복귀자가 확인되면 지자체에 통보해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경찰에 고발조치 방식으로 운송기사의 현장 복귀를 자극할 방침이다.

업무개시명령 발동 이후 시멘트 출하량이 하루 2만t에서 8만t으로 4배 가량 늘었지만 평소의 50%에도 미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전국 건설 현장의 60%가량은 콘크리트 타설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수도권 곳곳의 건설 현장은 당장 내주부터 공사 중단 우려가 크다. 오는 5일 분양을 시작하는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는 파업이 계속되면 다음 주부터는 공사가 완전히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둔촌주공 사업장은 지난달 25일부터 골조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타설 대신 전기, 배선, 창호 등 다른 공정만 진행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돼 골조 공사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 준공·입주 시점이 또다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둔춘주공 시공사 관계자는 "골조 공사 공정률은 현재 60% 수준"이라며 "레미콘 타설을 하기 위한 철근과 거푸집을 설치하는 작업만 하고 있는데 그것도 이번주면 끝난다"며 "아직까지 준공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그런 상황이 오면 피해가 커지기 때문에 파업이 길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조사대상 201개 운송사의 96%인 193개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완료했다. 이중 83개사가 운송사 또는 화물차주가 운송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했다. 운송사가 운송을 거부한 36개 업체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업무개시명령서를 교부했다.

정부는 시멘트 다음으로 출하량에 문제가 큰 정유 분야에 대해서도 조만간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방침이다.

김수상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멘트 출하량이 초기에 5%까지 급감해 제일 큰 문제여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고, 다음으로 출하량이 문제되는 부분은 정유"라며 "(업무개시명령을) 언제할지에 대해서는 특정된 건 없지만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기준으로 전국의 품절 주유소가 전국에 총 52곳으로 늘어나는 등 정유 업종 피해가 빠르게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정유 업종에 대해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오는 6일 예정된 정례 국무회의에서 정유 분야에 대한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실무적으로 준비는 하겠지만 언젠인지는 답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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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화물연대 파업 9일차를 맞은 2일 오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앞에서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2.12.02. leeyj2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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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또 "정유 다음으로 상황이 심각한 게 철강"이라며 철강 분야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난 2일 중대본 회의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유소의 재고 문제도 운송거부 사태가 계속되면 머지않아 전국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유, 철강, 컨테이너 등 물류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는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피해가 크게 확산하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화물연대와 '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한 채 일방적인 강공 전략을 펴고 있다. 화물연대와 대화에 나서는 게 조합원들에게 기대감으로 작용해 업무에 복귀하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 실장은 화물연대와 대화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화물연대가 면담을 조합원들을 현장에 붙잡아 놓는 논리로 사용하고 있다"며 "빨리 업무 복귀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그러면서 '안전운임제 전면 폐지'와 운송거부자에 대한 '유가보조금 제외' 발언까지 내놓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안전운임제는 일몰 여부뿐 아니라 과연 제대로 된 제도인지에 대해 다각적인 문제 제기와 검토가 있다"며 "다각도로 모든 걸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화물운송에 정당하게 기여하는 것을 전제로 유가보조금을 주는 것인데 걸핏하면 집단적으로 운송을 거부한다면 보조금을 줄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가 가능하다"며 운송 거부자에 대한 유가보조금 제외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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