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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심야 택시요금 인상… "기다리지 않아 좋아", "너무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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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부터 할증 적용

빈 택시 줄지어 서 있어

시민 '환영'·'부담' 엇갈려

아시아경제

택시요금 심야할증 조정이 시행된 1일 오후 서울 시내에서 운행 중인 택시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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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지난 1일 오후 10시께 서울역 서부 택시승강장에서 직장인 A씨는 영하의 날씨에 추위에 떨며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빨라진 할증 시간에 불만을 드러내던 그는 곧이어 택시가 승강장으로 들어오자 "날도 춥고 얼른 들어가려면 선택지가 없다"며 택시에 몸을 실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 서울역 강남역 일대는 길가에 택시가 줄지어 서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이 근처에서 시민들은 밤마다 극심한 '택시 대란'을 경험해야 했다. 그러나 이날은 빈 택시가 길게 늘어서는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시민들은 기다릴 필요도 없이 곧바로 택시에 탑승하는 모습이었다.

서울시가 이달부터 택시 할증 요금 제도를 바뀌면서 서울 시내 택시승강장 풍경이 바뀌었다. 1일을 기점으로 서울 택시요금 심야 할증은 종전보다 2시간 빠른 오후 10시부터 시작됐다.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는 기본 할증률(20%)의 배인 40% 할증이 적용됐다. , 평상시 3800원인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오후 10시∼오후 11시와 오전 2시∼오전 4시에는 4600원으로 오르고, 오후 11시∼오전 2시에는 5300원으로 뛰었다. 서울 심야할증 요금이 조정되는 것은 1982년 이후 40년 만이다.

시민들 반응은 엇갈린다. 직장인 유모씨(35)는 "평소 심야 시간 택시를 잡으려고 해도 쉽지 않았는데 바로 잡히니 좋다"고 했다. 장모씨(41)도 "지하철이 끊기고 나면 선택의 여지 없이 택시를 이용해야 했는데 이전에는 잡히지 않아 답답했는데, 지금은 택시가 줄 지어 서 있으니 감정 소비할 일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할증 요금 인상이 부담된다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강모씨(28)는 "밤 10시 넘어서 택시를 탔는데 기본요금이 4600원부터 시작해서 당황했다"며 "예전에는 1만원이면 가는 거리였는데 1만2000원 넘게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금 올라가는 속도도 가팔라 웬만하면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집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전모씨(29)는 "잔업 할 것이 많아 대중교통이 끊기는 새벽까지 일하는 날이 부지기수"라며 "택시밖에 선택지가 없는 입장에선 할증 인상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역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직장인 손모씨(45)는 "물가가 오른 만큼 택시요금도 오르는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10시도 대중교통이 끊기는 시간대는 아니니까 강제로 택시를 타야만 하는 불합리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들은 심야할증 확대를 대체로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택시 기사들 근무 여건이 많이 안 좋았는데 아무래도 수입이 조금은 늘어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다. 반면 법인택시 기사들 사이에선 요금 인상을 환영하면서도 회사에 내는 사납금까지 따라 오르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다. 법인택시 기사 임모씨(65)는 "법인 택시 기사 처우는 지금과 똑같을 수도 있다"며 "그래서인지 기사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이 아직은 들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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