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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우루과이 앙숙’ 가나, 대통령도 “한국 축하” 거듭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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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순방 한총리 만나 축하 전해

한국 16강 진출 확정 직후 양자회담

한총리 "가나전 졌지만 훌륭한 경기"



헤럴드경제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가 끝난 뒤 대표팀 막내라인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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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한 직후 한국의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상대였던 가나 대통령을 만나 직접 축하를 받았다. 가나 대통령은 회담 도중에도 또 한번 축하의 뜻을 표하며 우루과이의 16강 탈락 소식을 반긴 것으로 알려졌다.

3일(한국시간)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프랑스와 아프리카 2개국을 순방 중인 한 총리는 현재 마지막 순방국인 가나에 머무르고 있다.

가나는 한국의 조별리그 H조 상대국 가운데 하나로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필사의 경쟁을 벌인 상대다. 한국은 지난달 28일 가나와의 2차전에서 2-3으로 석패했다.

한국의 16강 진출을 위해 포르투갈과 사투를 벌이던 이날, 같은 조 가나는 우루과이와 겨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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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팀의 루이스 수아레스(35·나시오날)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가나전을 앞둔 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12년 전인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8강 가나와의 경기 도중 가나의 스티븐 아피아(41)의 슈팅을 손으로 막아 즉시 퇴장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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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와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의 회담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3시 30분(현지시간 2일 오후 6시 30분), 한국의 극적인 16강 진출이 확정된 직후에 진행됐다.

아쿠포아도 대통령은 한 총리와 면담장에 들어오자마자 "한국의 16강 진출을 축하한다"고 말하며 악수를 했다고 한다.

한 총리도 "감사하다"고 말하며 "지난번 한국-가나전도 한국이 비록 졌지만 잘 싸웠다"고 화답했다. 이어 "가나도 멋졌다. 서로 최선을 다한 훌륭한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아쿠포아도 대통령은 약 30분간 이어진 회담 도중 한 차례 더 "16강 진출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많은 가나 국민들이 한국-포르투갈전에서 한국을 응원했다고 한다.

가나와 우루과이는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의 일명 '신의 손' 사건으로 국민감정이 좋지 않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8강 가나-우루과이전 1-1 동점에서 돌입한 연장전 막판, 수아레스가 가나의 도미니카 아디이아의 헤더를 고의로 손으로 막아내 페널티킥을 내주고 퇴장당했다. 뒤이어 가나 키커로 나선 아사모아 기안이 실축하고 승부차기에서 가나가 패했다.

이 사건 이후 축구 팬으로 유명한 아쿠포아도 대통령은 이번 우루과이전에 대해 "우리는 우루과이에 대한 복수를 12년 동안 기다려왔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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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가나 오토 아도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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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3골 이상으로 이겨야 16강에 갈 수 있던 우루과이를 가나가 철벽 수비로 방어해 2골차 승리에 그쳤다.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를 완성했다. 가나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추가 한 골이 절실했던 우루과이의 거친 공격을 경기 종료 직전 선수교체 등으로 막아냈다.

아쿠포아도 대통령은 가나의 패배가 뼈아프지만 우루과이에 어느 정도 복수를 했다는 점에서 정상급 인사로는 한국 역사상 처음 가나를 방문한 한 총리에게 너그럽게 축하 인사를 건넨 것으로 보인다.

한국-포르투갈전보다 몇 분 늦게 종료된 가나-우루과이전 막판에 가나 팬들이 오히려 한국의 16강 진출을 응원하며 '코리아, 코리아'를 연호한 것도 양국의 외교 실무자 사이에서 회자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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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3차전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 합동 응원에 나선 붉은 악마들이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가 그대로 끝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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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 총리와 H조 상대국과의 묘한 인연은 가나가 처음이 아니다. 한 총리가 지난 10월 남미 3개국 순방차 우루과이를 방문해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과 회담했을 때 축구가 자연스럽게 화두에 올랐다고 한다.

당시 라카예 대통령은 경제협력 강화, 부산엑스포 지지 등을 요청하는 한 총리에게 "우루과이는 한국과 모든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할 용의가 있다. 딱 한 가지, 축구만은 양보할 수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 우루과이 각료도 "11월 24일에 져 주시면, 모든 게 다 잘 될 것"이라고 농담했다.

하지만 한국과 우루과이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고, 1930년 초대 월드컵 개최국이자 우승국인 우루과이는 16강 문턱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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