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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여기는 베트남] 생수값 팔찌 가져간 5세 여아 공개한 점주…‘아동학대’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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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서울신문

500원짜리 팔찌를 훔쳤다며 5세 여아의 얼굴을 SNS에 공개한 가게 주인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 사진=탄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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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동(약 530원)짜리 고무팔찌를 가져간 5살 여아를 ‘도둑’이라면서 얼굴이 드러난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가게 주인에게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만 동은 생수 한 병 정도를 살 수 있는 화폐 가치다. 논란이 커지자 관할 노동사회부는 가게 주인이 아이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면서 행정 처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2일 베트남 현지 언론 탄니엔에 따르면, 5세 A양은 지난달 29일 닥락 지방의 한 액세서리 가게에 홀로 들어가 1만 동짜리 흰색 고무 팔찌를 가지고 나가려 했다. 이를 본 가게 주인(29,여)은 아이를 제지하며 “집이 어디냐, 부모가 누구냐”고 물었다. 겁먹은 아이가 대답하지 않자, 주인은 아이에게 고무 팔찌를 한 손에 들게 한 뒤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주인은 A양의 사진과 동영상을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그대로 올렸다. 또 “가게에서 팔찌를 훔친 아이의 가족을 찾고 있다. 아이의 가족은 당장 가게로 와서 협상하자”는 글도 함께 올렸다.

얼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진 속 아이는 당황하고 겁을 잔뜩 먹은 표정이었다. 또한 가게 주인이 찍은 영상에서 아이는 무서워서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가게 주인에게 돌아온 것은 누리꾼들의 엄청난 비난이었다. 해당 글이 올라온 지 불과 몇 분 만에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누리꾼들은 일제히 아이의 얼굴을 가리지 않은 사진과 동영상을 올린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 “팔찌의 가격이 5000동~1만 동에 불과한데 무슨 엄청난 물건을 훔친 것처럼 아이를 몰아세운 가게 주인의 행동이 지나쳤다”고 힐난했다. 한 누리꾼은 “가게에 길을 잃은 아이가 있다고 알린 뒤 부모가 찾아오면 개인적으로 사정을 알리고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5살 아이에게 이렇게까지 가혹하게 행동할 필요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SNS에 글이 올라온 지 약 40분 만에 A양의 가족은 가게를 찾아가 돈을 지불하고 아이를 데려갔다.

논란이 커지자, 관할 노동부는 “해당 아이의 가족과 협력해 아이의 심리 상태를 모니터링 중”이라면서 “아이의 법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관련 당사자의 처벌을 행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닥락 변호사 협회는 “가게 주인이 아이의 정보를 공개한 사실은 아동 학대에 해당한다”면서 “만일 건강 평가에서 신체적 외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지면 상점 주인은 부상의 심각성에 따라 벌금을 물거나 형사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알렸다.

한편 가게 주인은 “아이가 도둑질을 하지 않도록 가르치고자 가족들에게 알리려던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종실 베트남(호치민)통신원 litta74.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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