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월드컵] 경기력 비판 속 8강…네덜란드 판할 감독, 꿋꿋한 실용 축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구석기 축구'·'지루하다' 비판에도 "주변 평가면 충분" 일축

연합뉴스

루이 판할 감독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네덜란드가 무패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8강 진출 팀이 되면서 쏟아지던 경기력에 대한 비판도 수그러들었다.

'실용 축구' 철학을 둘러싸고 언론과 설전까지 벌인 루이 판할 감독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충분히 평가받고 있다"며 그간의 비판을 일축했다.

네덜란드는 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미국을 3-1로 물리쳤다.

이번 대회로 8년 만에 본선에 복귀한 네덜란드는 A조 1위(2승 1무)로 16강에 오른 뒤 통산 7번째 8강 진출까지 일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판할 감독은 경기 후 '비판 여론이 신경 쓰였냐'는 취재진 질의에 "언론이 항상 긍정적으로 보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축구에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강호들이 이번 대회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린 아직 3경기를 더 해야 한다"며 우승할 적기가 왔다고 봤다.

판할 감독은 "우린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다"며 "내가 '우승한다'고 한 게 아니다. 우리가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기뻐하는 네덜란드 선수들
[AP=연합뉴스]


토털 사커의 원조인 네덜란드는 그간 공수에서 창의적이면서 역동적인 경기로 월드컵 무대를 빛낸 나라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이런 전통과 달리 경기가 '지루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래틱은 에콰도르와 1-1로 비긴 A조 2차전을 평가하며 "루이 판할 감독과 네덜란드가 아니었다면 이 축구를 '구석기 축구'라고 불어야 한다"고 비꼬았다.

비판 속 2승 1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자 판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경기 내용에 실망했다는 여러분의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네덜란드 일부 팬들이 대표팀의 경기력에 '화났다'라는 말을 전해 들은 뒤에 판할 감독은 "경기가 지루하다면 왜 그렇게 보도하지 않느냐, 재미없다면서 왜 집에 가지 않느냐"고 기자들에게 공격적으로 반문하기도 했다.

특유의 역동성은 사라졌지만 결국 네덜란드가 8강까지 올라서자 외신들은 판할 감독의 축구에 대한 혹평 대신 호평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전) 후반 대부분을 네덜란드는 위험성이 없는 실용적 축구를 펼쳤는데, 이는 최근 판할 감독의 상징이 된 축구"라며 "이 축구로 판할 감독이 친구를 얻지는 못하겠지만 승리는 챙긴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기뻐하는 네덜란드 팬들
[EPA=연합뉴스]


그러면서 "토털 축구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기는 게 중요하다는 그의 접근 방식을 정당화한 결과"라고 해설했다.

실제로 이날 네덜란드는 대부분 공격 지표에서 미국에 밀렸다.

13%의 경합 상황을 뺀 점유율(33%-54%), 슈팅 수(11-18), 유효슈팅 수(6-7), 패스 수(396-567) 모두 미국이 앞섰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선제골이 터진 후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지키는 축구'를 펼친 결과였다.

이날 1골 2도움으로 맹활약한 덴절 뒴프리스(인터 밀란)는 쏟아졌던 비판에 더 자극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의 목적은 승리"라며 "솔직히 우리는 최근 비판을 받았고, 그게 팀에게 좋은 자극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8강 상대는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버티는 아르헨티나다.

주장인 버질 판데이크(리버풀)는 "내 생각에 모든 네덜란드 사람이 비판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8강에 올랐다"며 "이제 8강까지 회복할 시간이 이틀이 있다"고 말했다.

두 팀은 10일 오전 4시에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연합뉴스

버질 판데이크와 루이 판할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pual0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