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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버벅댄 호날두, 벤투호의 16강 진출 숨은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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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 동점골, 등으로 어시스트

후반 교체 때 조규성과 신경전도

조선일보

‘특별 사면’ ‘돌아온 우리형’

3년 전인 2019년 7월 당시 소속팀 유벤투스의 한국 방문 당시 K리그 선발 팀과의 친선경기 때 아예 뛰지 않고 벤치만 지키다 아무런 해명도 남기지 않고 한국을 떠나 국내 축구 팬들에게 ‘노쇼’ 상처를 남기고 ‘날강두’라는 별명을 얻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본의 아니게 한국 16강 진출의 숨은 공신이 됐다.

호날두는 3일 한국과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이 0-1로 뒤지던 전반 27분 동점골에 기여했다. 이강인(마요르카)이 왼발로 차올린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에 맞고 골문 앞에 떨어졌고, 김영권이 지체없이 왼발 발리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동점을 만들었다. 호날두의 의도하지 않은 ‘등 어시스트’ 덕에 김영권의 동점 골이 터지자 한국 축구팬들은 소셜미디어에 ‘호날두의 보은·보답’이라는 글을 실시간으로 쏟아냈다.

호날두는 이날 동료의 중거리슛이 골키퍼에게 맞고 튀어나오자 다이빙 헤더를 시도했으나 마치 수비수가 공을 걷어내듯 골문 옆으로 빗나갔다. 또 오프사이드로 판정되긴 했지만 일대일 기회도 놓치는 등 부진을 이어갔다. 결국 호날두는 슈팅 두 번, 유효슈팅 없음 이란 초라한 기록을 남기고 후반 20분 교체됐다.

국내 네티즌들은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호날두의 합성 사진과 호날두 재외국민 주민등록증 등을 온라인상에 급속히 유포하기도 했다. 호날두에 ‘한반도’와 ‘호날두’를 합성한’ 한반두’, ‘은혜 갚은 까치두(은혜 갚은 까치와 호날두의 합성어)’, ‘옵사이두(오프사이드+호날두)’, ‘7번 형의 선물’ 등 온갖 별명도 나돌았다.

호날두는 후반 교체될 당시 한국의 조규성과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조규성은 경기 후 “호날두가 천천히 나가길래 빨리 나가라고 했는데, 포르투갈어로 욕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호날두도 현지 인터뷰를 통해 “내가 교체될 때 빨리 나가라고 해서 ‘닥치라’고 한 것”이라며 “그에겐 그런 말을 할 권리가 없다. 심판이 판정할 문제”라고 했다. 그는 “논란이 될 필요는 없다. 경기가 과열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다음 경기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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