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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경제 더 어렵다” 3高에 수출 부진, 북한 리스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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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까지 역대 최대 무역적자
이미 내년 수출도 먹구름
주요 경제기관 1%대 성장률 전망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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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는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1일 중소기업인 간담회)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이 같은 진단은 한국 경제의 '폭풍전야' 상황을 그대로 드러낸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3고)로 생산·소비·투자는 이미 쪼그라들었고, 주력 산업은 침체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버티던 수출마저 고꾸라진 한국 경제는 ‘사면초가’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발생한 무역적자는 425억6,100만 달러다. 1965년 무역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84억5,000만 달러)의 약 5배다. 2020년 11월부터 23개월 연속 증가세였던 수출이 10월(-5.7%)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11월(-14.0%)엔 감소폭마저 확대된 탓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연간 누적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인 48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물연대 총파업 등이 장기화할 경우 500억 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추 부총리는 “수출 감소세가 이어져 올해 상당폭의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우려되는 내년 세계 경기 침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023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내 15개 주요 산업 중 정유(-30.0%)·해운(-17.5%)·석유화학(-10.0%)·반도체(-9.0%) 등 9개 산업의 내년 업황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 경제는 이미 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3고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10월 전 산업 생산(-1.5%)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본격화한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로 감소했다. 소비는 두 달 연속 쪼그라들었고,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금리로 인한 부채 상환 부담 증가와 기업 자금시장 경색, 대내외 경기 침체 우려 확산으로 가계와 기업 심리가 모두 얼어붙고 있다”고 말했다.

‘3고 위기’와 수출 부진이 겹친 결과는 ‘1%대 저성장’이다. 주요 경제기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연달아 낮춰 한국은행·한국금융연구원은 1.7%, 한국개발연구원(KDI)·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를 제시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번 달 발표할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1%대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 앞서 정부는 6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한국 성장률을 2.5%로 제시했다.

연일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한 리스크는 돌발 변수다.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경우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대외신용도 역시 타격을 입으면 한국 경제는 보다 빠르게 침체의 늪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내년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은행 목표치(2.0%)를 웃도는 고물가와 추세보다 낮은 성장 부진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모두가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할 위기 상황”이라며 “노사는 서로 양보하고, 정치권은 정쟁 대신 민감한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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