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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푸틴의 입’ 러 앵커 “전쟁 지면 러시아인들 체포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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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지면 국민뿐 아니라 국가의 존재도 위태로워”

RT 편집국장 “우크라 에너지 시설 공격 계속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TV 치어리더’, ‘철의 인형’등으로 불리는 러시아 국영TV 앵커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패하면 서방이 러시아인들을 모두 잡아들일 것”이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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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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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의 시사 토크쇼에서 앵커 올가 스카베예바는 “전쟁에서 지면, 러시아에 있든 해외에 있든 모든 러시아인을 서방이 유죄로 간주할 것”이라며 “러시아 국민뿐 아니라 국가의 존재도 위태롭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 정부와 관련이 없더라도, 혹은 해외에 있던 일반 러시아 국민은 서방 당국에 즉각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카예베바는 유명 앵커이자 ‘푸틴의 입’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친정부 언론인이다. 지난 9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국장 때는 “푸틴 대통령이 여왕의 장례식에 핵무기를 보냈어야 했다”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토크쇼에서 스카예베바를 포함한 출연진들은 러시아의 승리가 필수적이라며 러시아군을 독려했다. 러시아 국영 러시아투데이(RT)의 마르가리타 시모냔 편집국장은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경우 러시아에 상상할 수 없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아쉽게 패하면, 국제형사재판소(ICC)는 크레믈궁 뒤에 조약돌을 쓸고 있는 청소부까지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계속 공격해야 한다며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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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 스카베예바.


친정부 언론인들의 이 같은 발언은 일종의 불안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사가 지난달 30일 입수한 러시아 정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쟁에 찬성하는 러시아인의 비율이 4개월 만에 57%에서 25%로 급감했다. 전쟁을 지지하는 러시아 국민이 4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날 영국 국방부도 러시아 국민 간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9월 동원령 이후 러시아 국민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며 “향후 몇 달 안에 주요 전장에서 러시아가 성공을 거둘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는 국민들로부터 전쟁에 암묵적인 승인을 얻는 것조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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