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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중국, 한국 등 50여국에서 불법 비밀 경찰서 운영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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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체제 인사 소환 및 정보 수집 목적 최소 53개국서 102곳

스페인 인권단체 “중국 해외 110 서비스 스테이션 불법 운영”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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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해외 거주 교민을 감시하기 위한 불법적으로 해외 경찰서를 만들어 한국 등 50여개국에서 100곳 이상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CNN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를 인용해 중국 공안부가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잡아들이고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 등을 하는 ‘해외 110 서비스 스테이션’(해외 경찰서)를 최소 해외 53개국 이상에 102곳 만들어 운영 중이라고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에서 ‘110’은 한국 ‘112’처럼 경찰 신고 번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저장(浙江)성 칭톈(靑田) 및 원저우(溫州) 공안국, 장쑤(江蘇)성 난퉁(南通)공안국,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공안국 4곳에서 비밀 해외 경찰서를 각각 나눠 관리하고 있다고 단체는 밝혔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지난 9월 중국이 비밀 해외 경찰서 54곳을 불법으로 운영 중이라고 폭로한 데 이어 이번에 새로 낸 보고서에서 48개 시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프랑스 파리와 세르비아, 스페인 등에 거주하던 중국 국적자가 해외 경찰서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는 공작원들의 협박을 받고 중국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또 올해 초부터 공작원들에게 중국으로 귀국하라는 회유 전화를 받은 네덜란드 거주 반체제 인사는 이들이 중국에 있는 부모의 처지를 생각하라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증언했다.

중국 당국은 이 시설들이 현지에 사는 중국 국적자들의 운전면허 갱신이나 여권 재발급 등 서류 작업 등에 행정적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중국 영토 밖에서 경찰력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CNN은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관공서들이 문을 닫는 등 서류 작업이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은 중국 국적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시설들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해외 경찰서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보다 몇 년 전이다. 이번에 추가 보고서 내용을 보면 난퉁공안국은 한국을 포함해 29곳에서 2016년 2월부터 해외 경찰서를 운영했다. 원저우 공안국은 2016년 5월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 뒤 경찰서 12곳을 운영중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 이전부터 해외 경찰서를 운영한 것이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또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등 몇 개의 유럽 국가들이 중국과 ‘경찰 활동 공조’를 벌여왔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는 중국 해외 경찰서가 11개 있으며, 2018년 로마에서는 이 시설 중 하나의 개설을 축하하는 행사에 이탈리아 경찰 관계자들도 참석했던 사실이 중국 웹사이트에 게시된 영상으로 드러났다.

중국 비밀 해외 경찰서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자 여러 나라가 해당 시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일부는 폐쇄를 명령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1일(현지시간) 자국 내 ‘중국 경찰서’ 두 곳에 대해 즉시 폐쇄 명령을 내렸다. 독일과 캐나다 등은 자국 내 해당 시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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