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최태원, 재산 665억 내놔야... 그러나 웃지 못한 노소영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노소영 "최태원 주식 절반·위자료 3억" 요구
법원 "재산 분할 665억에 위자료 1억 지급"
법조계 "재산 분할은 노소영이 사실상 패소"
한국일보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한국일보 자료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665억 원.

법원이 6일 최태원(62)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1)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을 선고하며 책정한 재산분할 금액이다. 최 회장은 역대 재벌가 이혼 재산분할 금액 중 최고액을 노 원장에게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판결 내용을 뜯어보면, 법원이 노 관장이 아닌 최 회장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최 회장이 내세웠던 논리가 재산분할 금액을 결정하는 데 반영됐기 때문이다.

위자료 1억... "이혼은 최태원 책임"


법원은 이혼의 주된 책임이 최 회장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15년 최 회장이 언론에 보낸 편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노 관장과의 결별 의사를 밝힌 데다, 혼외자식의 존재와 외도 사실까지 털어놓은 점이 반영된 결과다.

법원은 "가정을 지키겠다"며 버텼던 노 관장의 입장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혼 소송 수임 경력이 많은 이승우 변호사는 "위자료 1억 원은 실무에선 매우 높은 금액"이라며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결국 최 회장에게 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법조계 "노소영, 재산분할선 졌다"

한국일보

최태원 SK회장이 부인 노소영씨와 함께 2003년 승용차편으로 경기 안양시 서울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법원은 최대 관심사였던 재산분할 금액 책정과 관련해선 최 회장 손을 들어줬다.

노 관장은 당초 최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주사인 SK㈜ 주식 17.5%(1,297만여 주) 가운데 50%(648만여 주)에 대해 재산 분할을 청구했다. 6일 종가 기준으로 1조3,500여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을 '이혼 대가'로 요구한 것이다.

재계에선 "최 회장이 증여와 상속으로 SK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취득했기 때문에, 노 관장은 재산 형성 과정에서 기여가 미미했다"는 최 회장 주장에 대체로 공감했다. 노 관장이 요구한 SK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특유(상속·증여)재산이란 것이다. 반면 "혼인 기간이 오래된 만큼, 노 관장 역시 최 회장 재산 유지와 증식에 역할을 했다"며 분할 청구한 주식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법원은 "노 관장이 SK 주식의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려워 최 회장의 일부 계열사 주식 등과 노 관장 재산만이 분할대상"이라고 결론 내렸다. 노 관장은 재산분할 청구 금액의 5% 정도만 받게 된 반면, 최 회장은 SK 주식을 모두 지키게 돼 향후 경영권 갈등의 우려는 높지 않을 전망이다. 이인철 이혼전문 변호사는 "인정 금액이 커서 분할 비율이 낮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노 관장 패소에 가까운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번 판결은 2020년 확정된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이혼 소송 결과와도 흡사하다.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은 이 사장 재산의 절반(1조2,500여억 원)을 분할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했지만, 법원은 0.9%(141억 원)만 인정했다. 이 사장 재산이 대부분 ①증여·상속으로 이뤄져 분할 대상이 아니고 ②부부 공동 재산 700억 중에서 임 전 고문이 받을 수 있는 금액도 20%밖에 안 된다고 봤다.

법조계 일각에선 노 관장의 기여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혼 소송 경험이 많은 양소영 변호사는 "상속·증여라고 해도 혼인 기간이 길면 재산 유지와 증식에 대한 기여도는 금액 산정 때 인정해왔다"며 "노 관장의 대·내외적 역할까지 고려하면 일정 부분 기여가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날 판결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국일보

그래픽=김대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