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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푸틴, 국가안보위 소집...러시아 본토 연속 피격에 확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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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6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화상으로 국가안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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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무인기가 러시아 본토의 주요 군사 기지를 잇따라 타격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고 6일(현지 시각)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국내 안보’ 보장을 위해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회의 주제 등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벌어진 러시아 국내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전날 러시아 랴잔주 랴잔시와 사라토프주 엥겔스시의 군사 비행장 2곳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특히 랴잔은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185km밖에 안 되는 곳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는 480km나 떨어진 내륙이다.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 공격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에 의한 공격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러시아는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7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이날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쿠르스크주의 비행장도 드론 공격을 받았다. 크렘린궁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테러 공격에 맞서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으로 지금껏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만 벌어진 전쟁이 러시아 본토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이 사건을 고의적인 공격으로 본다면, 아마도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략적으로 가장 뼈아픈 실패 중 하나로 여겨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7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번에 공격받은 엥겔스 군사 비행장은 대규모 전략폭격기 함대를 갖춘 러시아의 유일한 비행장”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러시아는 전략폭격기를 여러 비행장으로 분산시키려 하겠지만,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 작전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소셜미디어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이처럼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있다면 수도 모스크바도 타격할 수 있다는 군사 평론가들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한 러시아 군사평론가는 텔레그램 채널에 “지도부의 무능함과 공군기지의 방어시설 부족 상황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블로거도 “내가 순진한 민간인이어서 그런지, 전투기들이 콘크리트 격납고에 보관돼있는 줄로만 알았다”며 “우리가 무시했던 소형 드론이 전략폭격기를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썼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본토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공습 강화·핵 위협 등 더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는 지난 10월 크림대교 폭발 사건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대적 보복 공습을 가했다. 또한 전쟁 이후 줄곧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포함해 자국 영토가 침공받을 경우 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요인이나 정부 기관을 겨냥해 테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CNN 방송은 “일반적으로 러시아가 굴욕을 당하면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재래식 무기로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더 잔혹하게 공격할 능력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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