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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실내마스크 일찍 벗은 미국·이스라엘…2가지 공통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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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4월 19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유나이티드 항공사 항공권 대리점이 승객을 체크인하고 있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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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풀어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잇단 반발에 방역당국은 7일 “이르면 내년 1월 권고 또는 자율 착용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코로나 유행과 고위험군 접종률 추이, 인플루엔자 호흡기 감염병 확산 양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유일하게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다.

한국보다 일찍 마스크를 벗어 던진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 등은 이미 지난 상반기에 의무를 해제했다. 발표한 시점상에 있어 공통점은 ‘정점이 지난 이후 확산 세가 급격하게 감소했을 때’다. 마스크 의무를 해제한 뒤엔 일정 규모의 유행 확산이 다시 일어난 점도 유사하게 확인됐다.



美 2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없앤 뒤 확산 일자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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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미국과 이스라엘, 한국의 인구 100만명당 주간 일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아워월드인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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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난 1월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을 거친 후 한 달 뒤인 2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앴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정점 구간인 1월 15일 인구 100만명당 주간 평균 확진자 수는 2300명대까지 치솟았다가 2월 말 200명대로 급감했다.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는 같은 기간 7명대에서 5명대로 떨어졌다.

유행 안정세가 이어지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월 25일 위험 지역을 제외한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백악관과 연방의회는 이를 받아들여 3월 1일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선언했고, 이에 따라 워싱턴과 뉴욕시를 비롯해 대부분의 주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다. 단, 대중교통과 공항, 기차역 등에서는 마스크 의무화 조치는 이어갔다.

그러나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확진자 규모는 한 달 반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5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인구 100만명당 주간 확진자 수는 300~400명대로 증가했다. 필라델피아에선 확산이 시작되던 4월 초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했다가 사흘 만에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뉴욕 주에선 지난 5월, 2주 전과 비교해 신규 확진자가 80%, 입원 환자가 30% 증가하자 주 보건당국이 실내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촉구하는 일도 있었다.



이스라엘도 해제 두달 뒤 확산…실내 마스크 착용 재권고



이스라엘은 지난해 6월 확진자 감소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가 델타 변이 확산으로 2주 만에 다시 의무화했던 전력이 있다. 한국보다 두 달 앞서 오미크론 확산을 겪은 이스라엘은 지난 1월 25일 인구 100만명당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1만명에 육박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4월 중순 들어 400명대까지 떨어지자 이스라엘 정부는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발표했다. 병원, 요양병원, 국제항공편을 제외하고 이스라엘 전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역시 두 달 뒤인 6월부터 오미크론 세부 변이인 BA.5가 우세종이 되면서 유행 확산이 이어졌다. 서서히 높아지던 확진자는 6월 말 들어 인구 100만명당 1000명대까지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7월 중순이 돼서야 확산 감소세에 들어섰다. 입원 환자 수가 증가하자 니트잔 호로위츠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7월 초 실내 마스크 착용을 다시 권장하며 방역 고삐를 쥐었다.



한국 아직 정점…“증가 여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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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정점을 찍고 완연하게 안정세에 접어든 후 마스크 해제를 꺼내든 두 나라와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까지 유행이 꺾이지 않은 상황이다. 아워월드인데이터를 보면 현재 한국의 인구 100만명당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1000명 정도다. 일별 확진자 그래프를 보면 정점 구간에서 정체되고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가 정점으로 보지 않고 조금 더 증가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확산 세와 달리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가 0.9명 정도에 그치는 점,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4주 연속 30%대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희망적인 부분이다. 이에 정부는 1월 말쯤이면 마스크 해제 요건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연내 마스크 의무 조정 로드맵을 발표할 수 있도록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한번 해제했다가 다시 강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하면 안 된다”라며 “제도의 일관성을 위해서라도 충분히 유행 감소세가 확인된 후에 일괄적으로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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