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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예산안과 맞물린 '이상민 해임안'…野 단독처리? 임시국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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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안, 예산협상에 주요 변수…'본회의 개의 권한' 김의장 손에

野 "오늘 본회의서 처리" 與 "국조 시작도 안 했는데, 정치공세"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정수연 기자 = 여야 예산안 협상이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9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의 처리 여부가 예산안 처리에도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이날 예산안이 처리되기 전에 해임건의안이 의결될 경우 예산안 협상은 물론이고 여야가 앞서 합의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역시 난항을 겪으며 연말 정국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예정대로 본회의를 열어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를 통해 참사의 책임 소재를 따져보기도 전에 이 장관 해임부터 요구하는 것은 정치공세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히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결국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막기 위한 민주당의 '꼼수'라며 비판한다.

국민의힘은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를 전제로 국정조사에 합의했음을 강조하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국회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고 12월의 정기국회 이전에 반드시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예산안을 처리한 후에 국정조사를 하자고 여야가 합의한 것"이라고 해임건의안 강행은 곧 국정조사 합의 파기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연합뉴스

본회의장 나가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전날 자신에 대한 해임안이 보고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행정안전위원회 관련 법안 처리가 끝나자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2022.12.8 srbaek@yna.co.kr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이 장관 해임 건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산안 처리가 우선이라는 여당에 민주당은 '예산안은 예산안, 해임안은 해임안'이라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더해 예산과 해임 건의안을 연계하는 여당의 태도를 '예산 발목잡기'라며 비판한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상민 장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과 내년도 국가의 살림을 따지는 예산안을 자꾸 연계시키려는 것은 집권 여당의 무책임한 태도"라며 "여당이 예산안을 무책임하게 다른 사안과 연계해서 협박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여당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반대해도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만큼 해임건의안의 단독 처리는 가능하다.

변수는 김 의장의 의중이다.

해임건의안 처리 시점을 결정할 '키'는 본회의 개의 및 안건 상정 권한을 가진 김 의장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장에게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민주당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해임건의안을 단독 상정해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이 장관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150명) 찬성으로 의결되는 만큼, 원내 과반인 169석을 가진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는 일단 본회의를 보류한 뒤 여야 간 협상을 촉구하며 예산안과 동시 처리를 시도할 수 있다.

이날 이른 오후께 여야가 예산안 협상을 타결해 수정안 작성에 착수하는 것을 전제로 이날 자정 전 정기국회 내 의결을 추진하는 시나리오다. 다만 실무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자동으로 회기를 넘길 가능성도 크다.

예산안 처리 이후 임시국회로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국회법상 전날 본회의에 보고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은 오는 11일까지 본회의 표결에 부쳐야 하고 주말·휴일이 껴있다는 점이 변수다.

연합뉴스

마스크 벗는 여야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전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가운데는 김진표 국회의장. 2022.12.8 toadboy@yna.co.kr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중 여야 협상 상황 등을 두루 고려해 본회의 개의 시점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 예산안 협상 타결이 안 된 상황에서 해임 건의안 처리만을 위해 본회의를 여는 것은 의장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카드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김 의장이 해임건의안 단독 상정을 위한 본회의를 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당 관계자는 "예산 파행을 감수하면서 무리하게 본회의를 소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처리 시나리오 등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원내지도부에서 반대토론을 한 뒤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의장이 약속한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라며 "의장은 약속대로 오늘 반드시 본회의를 열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선(先) 인사안 처리'가 관행이라며 의장을 압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은 예산안을 처리한 다음에 해임건의안을 상정해서 처리해야 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며 "국회의 오랜 관행은 인사안부터 안건 처리를 하고 나머지 안건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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