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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뉴욕 K스타트업 포럼…美 유니콘 ‘눔’ 정세주 대표 “마음 열고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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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해외 유학파 아닌 국내파로
미국 건강관리 1위앱 ‘눔’ 창업한

정 대표 “의사·변호사 못 됐어도
‘인생리셋’ 위해 창업하고 노력”

“해외에서 높게 평가 받는 한국
열린 마음으로 도전하는 것 중요”


매일경제

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제네시스하우스에서 열린 ‘K스타트업 포럼 인 뉴욕’ 에서 대담에 나선 정세주 눔 대표(왼쪽)과 에디 리 화이트스타캐피탈 팀장/사진=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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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저는, 노력은 했는데 실패한 학생이었습니다. 완전히 망했다고 생각했을 때 차라리 한국을 떠나 인생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뉴욕에서 창업을 한 거죠”

미국 유니콘 기업 ‘눔’(Noom)을 공동 창업한 정세주 대표는 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제네시스하우스에서 주뉴욕총영사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무역협회, 재미한인혁신기술기업인협회(KITEE)가 공동으로 연 ‘K스타트업 포럼 인 뉴욕’ 을 찾아 자신의 창업 계기와 경험에 대해 말했다. 유니콘이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3004억원)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눔은 미국 소비자 헬스케어 기업으로 소비자들이 자신의 습관을 바꿔 질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어플리케이션(앱) 서비스 업체다. 처음에는 비만 관리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기저 질환, 스트레스나 불명증 같은 일상적인 건강 문제를 관리하는 등 범위를 넓히면서 컨슈머 헬스케어 부문 앱 1위에 올랐다.

정 대표는 청년 해외 창업 배경으로 ‘강력한 동기 부여’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정 대표는 “한국에서는 의사 아니면 변호사가 좋은 직업으로 통한다. 의사인 아버지를 비롯해 주변에 의사가 많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도 아니고 유학파도 아니지만 세상으로 나가 새로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에서 태어난 정 대표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자서전을 읽으며 사업가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 정 대표는 홍익대 전자전기공학과에 진학해 해외 희귀 음반 수입·유통 사업을 하기도 했다. 이후 2005년 대학을 중퇴한 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도전을 거듭하다가 2007년 눔을 창업했다.

정 대표는 “과거 나의 시간들을 넘어 플랫폼 비즈니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돈을 잘 버는 방법은 몰랐지만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올림픽 정신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플랫폼은 이미 많은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분야다. 다만 정 대표는 한국과 미국의 의료 시스템 격차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의료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반면 미국은 많은 사람들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건강과 관련된 습관이 잘못된 탓에 비만율 뿐 아니라 만성 염증 질환 비율도 높은데 한국인으로서 이런 점이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창업한 이유에 대해 그는 뉴욕이 다양성의 도시라는 점이 사업하기 좋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답했다. 정 대표는 시간이 흐를 수록 한국 이미지가 높게 평가되는 점이 지금의 청년 창업가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직원을 뽑는 기준에 대해서는 “면접할 때 정말 너무나 어렵고 전문적인 질문을 한다. 거기에 답하는 직원을 찾으려는 게 아니라 ‘모르는데 알고 싶다’는 식으로 스스로 인정할 줄 알되 의욕이 있는 사람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눔 창업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어려움에 대해 정 대표는 항상 많은 문제와 기복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여기에서 돈 생각 안해 본 사람이 있다면 손 들어보라”면서 “돈 보다 사업을 해보려 창업했지만 회사를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돈을 버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가 좋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시장에서 반응이 없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 늘 어려웠다”고 말했다.

원하는 것이 잘 안 될 때에 대비해 ‘플랜 B’(차선책) 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정 대표는 ‘그런 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늘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낀다, 그래서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K스타트업 포럼 인 뉴욕’ 행사에는 수소에너지 전문기업 BTE와 소변검사 시스템 개발회사 튜비콘 등 5개사가 참가해 정 대표 등 심사 위원들을 상대로 사업 모델과 상품을 설명했다. 이 중 수소 모빌리티 스타트업인 이플로우가 1등상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황보원 미한국상공회의소 신임 회장(포스코인터내셔널 미국 법인장)이 기조 연설을 맡았다. K스타트업 심사 위원으로는 정 대표 외에 에디 리 화이트스타캐피탈 팀장(파트너) 등 5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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