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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검찰, 이재명·정진상 관계 '정치적 공동체'→'정치적 동지'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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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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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책조정실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정 실장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고 있다.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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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뇌물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기면서 그와 이재명 당 대표의 관계를 '정치적 동지'로 적시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9일 정 실장을 부패방지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나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에게 부정한 방법으로 특혜를 주고 돈을 챙기거나 받기로 약속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검찰은 이 대표와 정 실장을 긴밀한 관계로 판단했다. 검찰은 33쪽 분량인 정 실장 공소장에서 그와 이 대표를 '정치적 동지'라고 표현했다. 정 실장을 '이 대표의 측근'이라고 적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달 정 실장 자택·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제시한 영장에서는 그와 이 대표를 '정치적 공동체'라고 표현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동체'에서 '동지'로 표현을 수정한 이유에 대해 "사실을 바탕으로 정제된 표현을 썼다고 보면 된다"며 "본인들이 한 말을 바탕으로 썼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 실장이 구속된 후인 지난달 19일 오전 본인 페이스북에 '저의 정치적 동지 한 명이 또 구속됐다'고 적었다. 그는 대장동 수사가 진행되던 10월3일 경기도청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유 전 본부장이 본인의 측근이라는 보도를 부인하면서 "비서실 등 지근거리에서 보좌를 하든지 정진상,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하기도 했다.

'정치적 공동체'와 '측근' '동지' 표현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동일한 표현은 아니지만 같은 취지"라고 했다.

그동안 영장에서 '정치적 공동체' 표현이 사용된 것이 알려지자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검찰이 이 대표를 정 실장과 공모관계로 엮어 기소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와 정 실장이 '한몸'으로 묶으면 이 대표가 대장동 민간사업자들과 직접 교류하지 않았더라도 정 실장을 연결고리 삼아 교류했다고 주장할 여지가 생긴다.

검찰은 피고발인 신분인 이 대표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정 실장의 의혹이 발생했을 당시 성남시장·경기도지사로 지방자치의 최고 책임자였다. 검찰은 이 대표가 정 실장이 위례·대장동 사업자들 사이의 '거래'를 알았거나 승인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2013~2018년에 걸쳐 성남시·성남도공의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이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로, 호반건설이 시행사로 선정되도록 했다. 검찰은 이를 통해 남 변호사와 호반건설이 각각 42억원, 169억원의 이득을 취했다고 봤다.

지난해 2월 유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민간업자들이 대장동 개발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특혜를 제공하고 428억 상당의 배당금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유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퇴직 후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에 편의를 제공하고 2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도 있다. 정 실장 측은 검찰이 '진술'에 의존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반면 검찰은 진술·물증 등을 종합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본건은 도지사의 최측근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정 실장이 부동산업자들과 장기간 유착해 사익을 취득 등을 한 중대 범죄"라며 "향후 수사팀은 대장동·위례 사건 등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윗선'에 대한 수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필요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만 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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