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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12년 전 현대차 아냐" 아이오닉5, 日서 화제몰이 계속...진검승부는 '내년' [FN 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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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올해의 차 선정 실행위
아이오닉5 베스트카 6위 등극...'올해의 수입차'
'수입차 무덤' 일본서 한국차 첫 수상...

다만, 1등상 준 獨, 英 등에 비해선 박한 평가
일본 전기차 시장에 中도 내년 1월 가세
日 닛산 등 1000만원 대 소형 저가 공세
내년 日 전기차 각축전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지난 2월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미디어 간담회에서 우라베 타카오 HMJ R&D센터 디자인팀장이 아이오닉 5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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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가 일본시장 재진출 반년 만에, 전기차 아이오닉5로 경쟁 수입차종인 BMW ix를 제치고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되는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미국서도 잘 나가는 한국 전기차다" "옛날의 한국차가 아니다"는 인식을 일본 자동차 업계에 확실히 심어준 것이다. 중국, 유럽 전기차들에 비해 일단, 시작은 강렬했으나, 진짜 싸움은 내년부터다. 일본, 중국, 독일 등 완성차 메이커들이 일본의 전기차 시대를 열기 위해 연초 전기차 신차 출시를 예고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12년 만에 강렬한 등장...日 차업계 '괄목상대'
9일 현대차에 따르면 '일본 올해의 차 실행위원회'는 전날 '일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Japan)2022-2023'에서 아이오닉5를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했다. 현대차 측은 "한국 자동차 역사상 일본 올해의 차에서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일본에서 값진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1980년 창설된 '일본 올해의 차'는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일본에서 출시된 신차를 대상으로 심사위원 투표를 거쳐 우선 '베스트 카 10'을 추리고, 다시 평가와 투표를 통해 각 부분별 올해의 차를 최종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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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올해의 차 실행위원회가 지난 8일 현대차 아이오닉5를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했다. 사진은 시상식에 참석한 현대차 경영진. JCOTY 실행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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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된 현대차 아이오닉5. JCOTY 실행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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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부분에선 아이오닉 5가 BMW iX,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르노 아르카나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 측은 아이오닉 5에 대해 "혁신적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이고 1회 충전시 긴 주행거리, 역동적 주행성능,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 등이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패들시프트로 회생제동 단계를 바꾸는 기능도 운전의 쾌감을 선사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애호가이자 차 칼럼니스트로 심사에 참여한 안도 히로키 전 TBS아나운서는 아이오닉5에 10점 만점에 10점을 주며 혁신적인 내외장, 주행 성능, 실용적인 항속 거리 등을 언급하며 "심지어 운전도 즐겁다. 가성비도 압도적이다"고 극찬했다.

베스트 카 10 중 아이오닉5의 전체 순위는 6위다. 1~5위까지는 전부 일본차들이다. 1위는 닛산 전기차 사쿠라와 '형제차'인 미쓰비시 eK 크로스 EV(올해의 차)다. 2위는 올해의 퍼포먼스카로 선정된 혼다 시빅 e:HEV/시빅 타입 R이다. 아이오닉5가 수입차 중에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다만, 아이오닉5가 '2022 월드카 어워즈, 세계 올해의 자동차', '2022 독일 올해의 차', '2022 영국 올해의 차' 등에 선정됐던 것에 비하면 일본에서의 평가가 다소 박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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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개발 단계에 있는 N Vision 74 클레이 모델. 현대차는 내년에 고성능 브랜드 N 아이오닉5를 일본시장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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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기차 점유율 1%...내년 한중일독 각축전
재진출 첫 해 판매 실적은 아직 기대수준엔 이르지 못한 상태다. 안착을 위한 발판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지난 11월까지 현대차 일본법인의 누적 판매량은 461대로 알려졌다. 대부분이 아이오닉5인데, 월 판매량이 100대를 넘긴 것은 9월(147대)이고, 그 이후엔 100대를 하회하고 있다.

일본 시장 재진출 계획 발표(올해 2월)때만 해도, 일본 전기차 시장은 사실 무주공산이나 다름없었으나 여름을 기점으로, 가성비를 앞세운 일본 전기차들의 공세가 더해졌다. 이번 시상식에서 1등을 받은 경형 전기차 닛산 사쿠라, 형제차인 미쓰비시자동차의 eK 크로스 EV는 1000만원대(차값233만엔에 정부 보조금 55만엔 등을 제한 가격)가격으로, 차량 발표 후 3주간 각각 1만1000대, 3400대의 계약을 따내며 일본 전기차 시장의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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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소형 전기차 사쿠라. 닛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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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사쿠라의 누적 판매량은 1만4822대(올해 10월까지)다.

중국 전기차 비야디(BYD)도 일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비야디 일본 법인은 내년 1월부터 4000만원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ATTO3를 필두로 전기차 3종을 일본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479만엔~589만엔인 아이오닉5보다 가격이 다소 저렴하다. 비야디는 2025년 말까지 일본 전역에 100개 점포 이상의 차량 서비스 센터를 열 계획이다. 독일 폭스바겐과 같은 그룹의 아우디, 포르쉐는 일본 내 210개 거점에서 급속 충전기 공동 이용 등을 내걸며, 일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 혼다도 안방 사수를 위해 2024년 봄에 'N-VAN'을 기반으로 한 경형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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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지난 11월 10일부터 13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기후현에서 진행된 2022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마지막 랠리에서 현대차 월드랠리팀 소속 선수가 도요타를 꺾고, 1,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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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도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서체 회사 모리사와와 함께 현지 전용 폰트를 개발했으며, 일본 전역 정비공장 30여곳과 제휴하는 등 시장 안착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엔 '고성능 브랜드 N 아이오닉5'도 일본 시장에 출시한다.

전체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1% 밖에 되지 않는다. 전기차 대세론이 자리잡는다면, 수요는 폭발적이다. 이미 각국 메이커들은 일본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달려들고 있다. 현대차의 일본 전기차 사업이 내년부터는 난이도가 한층 어려운 코스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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