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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푸틴, 샴페인 홀짝이며 취중진담?… “우크라가 먼저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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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손에 샴페인 잔을 든 채, 우크라이나 인프라 공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maxseddon 트위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인정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먼저 시작한 일이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자신들의 공격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러시아의 영웅’ 최고 훈장 수여식에서 행사 참석자들과 샴페인을 마시며 이같은 취지의 짧은 연설을 했다. 텔레그래프 등 외신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그는 “이웃 국가(우크라이나)에 대한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을 두고 많은 잡음이 있었다”며 “그렇다. (공격을) 하고 있다. 하지만 먼저 시작한 게 누구냐”고 했다.

그러면서 “크림대교를 공격하고 쿠르스크 원자력 발전소의 전력 공급선을 파괴한 게 누구냐”며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해서는 묵인하면서 우리가 대응하면 전 세계가 우리를 비난한다. 하지만 비판이 우리의 전투 임무를 방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련 공격을 계속할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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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이 행사 참석자들과 건배 후 샴페인을 마시는 모습. /@TelegraphWorld 트위터


푸틴 대통령은 해당 발언을 하는 동안 한쪽 손에 든 샴페인 잔을 놓지 않았다. 고개를 까딱이거나 옅은 미소를 짓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어 참석자들에게 다가가 한명씩 잔을 부딪쳤고 잔을 높이 들어보이고는 샴페인을 홀짝였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0월 크림대교 폭발 사건을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테러로 규정하고, 우크라이나 전력에 대대적 보복 공습을 가해왔다. 한동안 에너지 기반시설을 겨냥한 밤샘 공격이 이어지자 수도 키이우 지역에서는 전력 생산 능력이 30%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본토 내 군 기지가 이틀 연속 공격받자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또다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7일 인권이사회 연례회의에서 “러시아는 핵무기를 방어 수단이나 잠재적 반격 수단으로 간주한다”며 “(전황이) 막다른 길에 달하면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와 동맹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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