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김형범 축구 해설위원이 파울루 벤투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 대표팀 감독에 대해 ‘국내 감독이 해도 이 정도는 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축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형범 축구 해설위원은 14일 축구 분석 유튜브 채널 ‘채널 석세스’에 출연해 벤투 감독의 월드컵 성과에 대해 언급했다.

김 위원은 유튜브에서 “위험한 얘기인데 (벤투 감독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벤투 감독이 이 성적을 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벤투 감독 성적이 안 좋았다면 화살이 장난 아니었을 것이다. 월드컵 나가기 전부터 벼르고 있던 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랬던 팬들이) 다 돌변해서 ‘벤버지’라고 하고 있다”며 “인간적으로 벤투를 믿고 지지했던 분들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분들이 너무 많다. 약간 냄비 근성이 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벤투 감독이 좋은 축구해서 박수를 보내지만 과정에 있어서 불안함을 보였고 분명히 우리 팬들에게 불만을 살만한 것들이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너무 찬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또 “우리나라 카타르 월드컵 선수 구성을 두고 역대급이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며 ”벤투 급과 국내 감독 급을 봤을 때…(감독이 누구라도) 이정도 축구를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벤투 감독이 업적을 이룬 건 맞지만 한국 축구에 어마어마한 걸 바꿔서, ‘빌드업’이라는 것이 완전히 바꿔서 대한민국 축구가 바뀌었다고 하는데 나는 그 정도 급이 아니라고 본다”며 “벤투 감독이 4년 동안 빌드업 축구를 만든 엄청난 업적? 난 사실 그렇게 안 본다”고 했다.

아울러 “물론 기초적인 빌드업에 대한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었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못할 멤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로 인정한다.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우리가 치른 경기를 보면 빌드업 축구로 보기는 힘들다. 우리는 수비 축구, 조직력 있는 축구, 헌신하는 축구를 했다. 벤투가 이런 축구를 하려고 했던 게 아니다”라고 평했다.

김 위원의 발언을 두고 일부 축구팬들은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성과에 대해선 인정해줘야 한다”, “벤투 감독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 “잘하는 선수들을 4년간 키운 것이 벤투 감독이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지난 2018년 9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성공시켰다.

일부 팬들은 벤투 감독이 계속 대표팀을 이끌어주길 원했으나 벤투 감독은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지난 14일 한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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