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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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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결산] 靑 벗어나 '용산 시대' 개막…국정 방향 전면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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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년만 집무실 이전…'용산 상징' 도어스테핑 실험적 시도 평가 불구 6개월 만에 잠정 중단

소주성·탈원전·한반도평화프로세스 등 文정부 정책 폐기…한미 '강화', 한일 '회복' 진력

'거대 野'와 평행선 계속…'서해 피격사건' 판단 정반대·'이상민 해임안'도 갈등 소재 작용

연합뉴스

국무회의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5년 만의 정권 교체를 끌어낸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첫해 새로운 정치 외교 질서 창출에 주력했다.

'0선'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탈피하겠다며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 '용산 시대'를 열었다.

정치·안보·외교·경제·사회 등 국정 다방면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와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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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이전 막바지 준비 '분주'
(서울=연합뉴스) 지난 5월 9일 새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될 서울 용산구 옛 국방부 청사가 막바지 준비로 한창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靑 벗어나 집무실 이전 관철…도어스테핑, 6개월만 중단

5월 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 첫날, 윤 대통령이 향한 곳은 국방부 청사를 리모델링한 용산 대통령실이었다. 정부 수립 이후 지난 74년간 권력의 핵심이었던 '청와대 시대'는 막을 내렸다.

윤 대통령은 "부처 위에 군림하면서 권력만 독점하는 청와대로는 국가를 이끌어갈 수가 없다"며 논란을 무릅쓰고 집무실 이전을 관철했다.

공간의 변화는 국정 운영 방식의 변화로 이어졌다. 대통령 집무실과 참모진 사무실이 한 건물에 모여 있다 보니 소통이 한층 원활해졌다는 게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현 참모진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대통령 거주 공간을 겸했던 청와대를 벗어나면서 국민은 처음으로 출·퇴근하는 대통령을 보게 됐다. 윤 대통령은 6개월간 서초동 사저에 머무르다 지난 11월 7일부터 5분 거리의 한남동 관저에서 출퇴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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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질의응답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새 시대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매일 아침 대통령실 1층 로비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과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이었다.

공식 회견 정도만 간간이 했던 역대 대통령들과 차별화된 소통 의지를 보여주는 실험적 시도로 평가받았다. 그만큼 리스크도 컸다. 국정 운영이나 대통령 지지율에 외려 부담이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도어스테핑은 대통령실과 MBC의 누적된 갈등이 참모와 기자의 공개 충돌로 이어진 끝에 11월 18일 61번째 문답 이후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대국민 직접소통 의지와는 달리, 윤 대통령은 1기 내각을 꾸리며 야당과 언론의 비판을 받은 일부 인사들 임명을 강행해 '불통'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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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년 만에 개방하는 청와대에 입장하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지난 5월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열린 정문 개문 기념행사에서 시민들이 안으로 입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청와대는 전면 개방 5개월 만에 누적 관람객 200만 명(10월 2일 기준)이 다녀간 관광 명소가 됐다.

대통령실은 '국가 영빈관' 설립 추진이 논란 끝에 보류되자, 이달부터 베트남 국가주석 국빈 만찬, 축구 국가대표팀 환영 만찬 등 중요 행사에 영빈관·상춘재 등 청와대 시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 소주성·탈원전·文케어 등 폐기…대외정책, 한미일 중심축

윤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나라를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국정 방향을 전면 수정, '정상 궤도'로 되돌려놓겠다는 것이었다.

윤 대통령은 민간주도 성장을 강조하며 '소주성'(소득주도성장)으로 불리는 전임 정부의 국가주도형 경제정책 폐기를 선언했다.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의 전환과 공공기관 개혁에도 방점을 찍었다.

규제지역 해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 일원화,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완화 등 전방위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를 단행하는 한편, 대기업 법인세 등 광범위한 감세 정책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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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 3·4호기 주단소재 보관장 찾은 윤 대통령
(창원=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2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에서 한국형원전 APR1400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 대통령은 전 정부의 '탈원전'을 "바보 같은 짓"이라고 작심 비판하며 '원전 생태계 복원'에도 나섰다.

'문재인 케어'로 불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도 착수했다. '주52시간제' 개편안 마련 등 노동개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은 현안마다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처음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해 대응한 것이 대표적이다.

새 정부 들어 대외정책도 전환점을 맞았다.

자유와 연대를 핵심 철학으로 내세운 윤 대통령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노선을 버리고 한미동맹 강화를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이는 서방 중심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첫 참석,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및 반도체공급망협의체 '칩4'(펩4) 참여 논의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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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촬영하는 한미일 정상
(프놈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한미일 공조 강화였다. 한미일 3국은 11월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북한 문제를 비롯해 포괄적 협력 방안을 담은 정상 차원의 첫 공동성명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의 조속한 정상화에도 공을 들였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도 안보 협력을 고리로 한 관계 정상화에 점차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는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임 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퇴장한 자리는 새로운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이 채웠다. 윤 대통령은 그와 동시에 도발 수위를 높이며 핵무력 법제화를 발표하는 북한을 향해 "압도적인 대응"을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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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성남=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로 향하며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환송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소야대 지형 속 협조가 필수적인 야당과의 관계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취임 7개월이 넘도록 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야당이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안장관 해임건의에 나서면서 대야 관계는 더 경직된 상황이다. 전 정부 때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등에 대한 정부 판단이 정반대가 된 것도 야당과 대립을 심화시켰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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