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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단독] 제2 n번방 주범 '엘'은 27세 이성일…호주가 신상 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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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n번방' 사건의 주범 '엘'로 지목된 유력 용의자 A씨가 호주에서 검거됐다. 사진 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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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칭 ‘엘’로 불려온 ‘제2 n번방’ 사건의 주범의 이름이 이성일(SUNGIL LEE)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호주 사법 당국이 그의 재판 일정과 이름을 함께 공개하면서 알려진 사실이다. 이성일은 서울경찰청이 집중 수사를 벌인지 약 3개월 만인 지난달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붙잡혔다.



‘제2 n번방’ 주범은 27세 이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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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n번방' 사건의 주범 '엘' 이성일의 압송 영상. 사진 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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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NSW주 재판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호주 혼스비 지방 법원에서는 엘의 보석 심사 재판이 열렸다. 호주 법원 측은 그의 이름과 사건 번호, 재판 유형 등을 같이 공개했다.

호주연방경찰(AFP)은 지난달 엘의 검거 소식을 알리면서 그의 나이를 27세라고 밝혔다. AFP와 현지 합동수사를 통해 엘을 검거했던 서울청 측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그의 구체적인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엘이 호주에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이성일의 이름 등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5일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바지에 빨간색 슬리퍼를 신은 채 체포돼 구치소로 압송되는 이성일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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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연방경찰(AFP)이 공개한 이성일의 나이와 구체적인 혐의. 사진 AFP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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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에 따르면 호주 사법당국은 이성일에게 아동학대물 소지와 휴대전화 암호공개 거부에 대한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호주에서 각각 최대 징역 15년과 징역 10년에 이르는 중범죄라고 한다. 호주 사법 체계를 잘 아는 관계자는 “본인이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에 보석을 신청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만 AFP는 지난달 한차례 그의 보석 신청을 거부했었다. 이성일의 보석 여부는 ^도주 우려 ^재범 가능성 ^증거 인멸(훼손) 우려 ^증인에게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법원이 결정한다. 이날 열린 이성일의 보석 심사 재판에서 혼스비 법원은 그의 보석을 불허했다. AFP 측은 “이성일의 보석 신청이 거절됐다”고 밝혔다.





성착취물 1200여개 제작…다음 달 18일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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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n번방' 사건의 주범 '엘'로 지목된 이성일이 이송되는 모습. 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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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엘’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이성일은 2020년 12월 말부터 올해 8월 15일까지 아동·청소년 9명을 협박해 만든 성착취물 1200여개를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성일은 2019년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등을 사칭해 “당신 사진이 퍼지고 있는데 가해자를 잡을 수 있도록 시간을 끌어달라”고 피해자를 속이는 수법 등으로 성착취물 제작을 유도했다. 체포 당시 이성일은 “인터넷에서 성착취물을 내려받은 것”이라며 이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은 압수한 그의 휴대전화에서 인터넷에 유포되지 않은 성착취물 등을 확보해 이성일을 엘로 특정했다.

일단 호주 당국은 이성일이 가지고 있는 성착취물 영상 중 아동학대물 2건만을 문제 삼았다. 서울청 관계자는 “한국 수사기록을 토대로 호주 경찰이 이성일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까지 포함해 기소할 수 있도록 호주 경찰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AFP 측도 “미성년 피해자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 경찰과 공조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성일에 대한 본 재판은 다음 달 18일 호주 혼스비 지방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울청은 이성일에 대한 여죄를 명확히 하는 대로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국내 송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호주 사법 당국이 그를 현지에서 처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그의 실제 송환 시점은 미지수다. 경찰은 이성일과 함께 피해자를 유인·협박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15명을 붙잡아 그중 13명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호주 당국의 처벌과 상관없이 엘의 한국 송환을 추진해 그를 한국 법정에 세울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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