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이행 방식·발주처인 책임 범위 따라 법 적용 여부 달라져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터 |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전북 전주의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폐건물 철거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추락사한 사고와 관련, 토지주이자 철거 공사 발주처인 '자광'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법 적용 기준이 되는 공사대금과 발주처의 책임 범위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사고가 난 현장은 토지주인 자광이 2곳의 철거업체를 선정해 각각 70%(38억원)와 30%(16억)의 지분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총 공사금액은 54억원으로 50억을 기준으로 하는 중대재해법이 적용될 수 있으나 공사 이행 방식에 따라 공사 금액이 적어져 법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다.
공사 이행 방식은 두 업체가 별개로 공사를 진행하는 '분담 이행 방식'과 서로 협력해서 하는 '공동 이행 방식'으로 나뉘는데, 분담 이행 방식일 경우 총 공사금액(54억)이 아닌 도급 금액(철거업체의 공사 금액)을 기준으로 삼는다.
사고가 난 공사 현장이 분담 이행 방식으로 진행됐다면 중대재해법의 적용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실제로 공사가 진행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구체적으로 확인된 게 없어 중대재해법 적용 여부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
'총 공사금액'을 기준으로 중대재해법을 적용한다고 해도 자광은 이 법에서 제외될 수 있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나 관리 권한 행사 여부에 따라 발주처의 위반 여부를 판단한다.
공사 발주처일지라도 해당 공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거나 관리하지 않는다면 공사를 진행한 시공사에만 중대재해법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근로감독관들이 사고 원인과 공사 공동 계약 사항 등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며 "사망사고가 난 만큼 우선 숨진 노동자가 속해있던 업체의 현장관리자 등을 중심으로 안전관리 수칙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후 1시 40분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대한방직 전주공장 터 폐건물 철거 현장에서 가림막 설치 작업을 하던 태국 국적 노동자 A(45)씨가 6m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다.
당시 A씨는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현장에는 안전대나 작업 발판 등 추락 방지 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현장 관리자 등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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