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제고 효과 있으나… 인구 감소 지역은 미미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출산지원금이 지역 출산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공간적 변이 탐색' 논문에 게재한 지역별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CBR, 왼쪽)과 19~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합계출산율(TFR).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방자치단체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출산지원금은 출산율을 높이는 데 효과가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지역에선 출산지원금이 효과를 보이지만, 심각한 인구 감소 지역의 경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지역엔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하는 '보건사회연구'에 게재된 '출산지원금이 지역 출산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공간적 변이 탐색' 논문에 따르면 출산지원금과 조출생률(특정 인구 집단의 출산 수준)은 비례 관계이지만, 지역별 차이가 3, 4배까지 벌어졌다.
논문은 각 지역의 1인당 출산지원금을 2020년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CBR), 한 여성이 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TFR)과 각각 비교해 출산지원금 효과를 분석했다. 조출생률의 경우 경기 북부와 서울, 호남 해안 및 내륙 일부 지역에서 출산지원금이 많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역 상황에 맞게 정부가 특별교부금 등 지원해야"
최근 10년간 합계출산율 추이. 시각물=강준구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나 강원과 충청, 경남 해안 및 내륙 일부 지역은 지원금과 조출생률 간 연관성이 낮았다. 경기 북부의 경우 추정계수가 최대 0.248로 나왔지만, 강원은 -0.063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출산지원금과 합계출산율의 관계도 지역별로 -0.057에서 0.368로 큰 차이를 보였다.
논문을 쓴 장인수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대체로 1인당 출산지원금 수혜금액과 지역 출산율 간 연관성이 다소 낮은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구 감소가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산지원금 효과가 높지 않은 지역의 출산지원금 액수가 다른 지역과 다르지 않은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현금성 지원으로 인한 지방재정 악화 우려가 있다"며 "이런 지역은 특별교부금 등의 형태로 중앙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는 지역별 특성이나 정책의 효과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한 일률적인 현금성 지원이 출산율을 높이기는커녕 지방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이미 시행 중인 출산지원금 정책을 축소·폐지할 수 없는 만큼, 지역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더 필요한 곳에 더 많은 지원금'이 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