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1 (일)

이슈 코로나19 백신 개발

올해 세계 1위 의약품은 '항암제'…코로나 백신 시대 저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머니투데이

항암제 키트루다가 올해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키트루다가 올해 최대매출 1위 의약품이 되면 3년만에 코로나19 백신이 아닌 다른 의약품이 전세계 매출 1위 자리를 되찾게 된다.

반면, 2년간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화이자·바이오앤텍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는 미국 등과의 공급계약이 끝나며 2위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제약업계와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에 따른 의약품 시장 지각변동이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글로벌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와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MSD의 키트루다가 올해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자리에 오를 것으로 조사됐다. 이벨류에이트파마는 키트루다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 보다 30억달러(약 3조7000억원) 늘어난 238억달러(약 29조3400억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키트루다는 전 세계 항암제 매출 1위 의약품이다. 면역세포 T세포 표면에 PD-1 단백질을 억제해 PD-L1 수용체와 결합을 막아, 면역세포 활성화를 통해 암을 치료하는 면역관문억제제다. 현재 18개 암종에서 38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도 2015년 발매됐으며 흑색종, 폐암, 두경부암 등 16개 암종에서 21개 적응증을 허가 받았다.

화이자·바이오앤텍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는 올해 2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매출을 내며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애브비·에자이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휴미라의 매출 순위는 3위로 관측됐다.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BMS·화이자의 경구용 항응고제 엘리퀴스, BMS·오노약품의 항암제 옵디보, 사노피의 아토피 치료제 듀피젠트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되면 2021~2022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이었던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는 3년만에 2위로 내려오게 된다. 일단, 올해 안에 미국 등에서의 공급 계약이 종료될 경우 매출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업계 관측이다.

미국은 화이자와의 구매계약을 통해 코미나티를 모두 구입했고, 현재 이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 안팎에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재정 고갈과 접종수요 감소를 이유로 정부 차원의 구매를 멈추고 백신 접종을 유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백신 유료화 시점은 올해 가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화이자 역시 이에 대비해 정부와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중간 도매상을 통해 코미나티 1회 접종분을 110~130달러로 판매할 수 있다고 언급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서 미국 정부와 맺은 공급계약보다 5배 높은 가격이지만, 이는 수요 위축에 따른 불가피한 수순"이라며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매출 위축은 내년 이후로도 더 깊어질 전망이다. 세계 각국의 방역 정책이 '일상 회복'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어 백신 접종 수요도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업계 일각에서 코미나티의 매출 순위가 매년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올해부터 엔데믹 전환에 따라 세계 의약품 시장 판도도 다시 정상화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등 팬데믹 이전에 세계시장을 주름잡던 의약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다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벨류에이트 파마는 올해 아토피 치료제 듀피젠트의 매출이 지난해 보다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 늘어 키트루다 다음으로 매출 상승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노보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의 매출도 각각 전년보다 20억 달러(약 2조5000억원), 19억 달러(약 2조3700억원)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